2025.07.09 13:21
7월로 접어들면서 연일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낮게 드리워진 먹구름 낀 하늘처럼 우울해지기 쉬운 요즘 천변을 걷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노란 황금색 꽃이 풍성하게 피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모감주나무다. 초록의 기운이 절정에 달해 꽃이 귀한 시기에 샛노란 꽃을 가득 달고 선 모감주나무는 여러 나무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존재감을 뽐내기에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장마로 지친 우리의 심신을 단박에 환하게 해준다. 모감주나무는 동북아시아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섬이나 바닷가에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고 있어 중국에서 모감주나무 열2025.07.09 06:00
공모주 시장이 바뀌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꾸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물량 비중을 확대하고, 상장 직후 단기 차익을 방지할 수 있도록 공모 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묻지마 수요예측'과 '따상'에 열광하던 과거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바뀐 건 제도뿐이다.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의 태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모가 산정이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고 기관 수요예측 참여도 위축됐지만, 청약 현장엔 여전히 '단기 차익' 기대감이 넘쳐 난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나 '의무보유 확약 비중'보다는 '첫날 따상 가능성'에만 관심이 집중된다.실제 수요2025.07.08 17:55
세계 조선 시장을 지배 중인 한국·중국·일본 3국 조선업계 간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한국 조선업계는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HD현대가 최근 인도의 코친조선소와 협력관계를 구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 어려워진 생산설비 확장을 해외 진출로 돌파하는 시도다. 코친조선소는 인도 최대의 국영 조선소다. 상선은 물론 항공모함 등 다양한 선종의 설계와 건조, 수리 역량을 갖춘 곳이다. 이에 앞서 한화오션도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제작에서 우위를 보이는 중이다. 정부 보조금과 효율적인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술과 가격2025.07.08 17:51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율을 통보했다. 지난 4월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율과 같은 수치다. 유예기간 동안 부과했던 상호관세 10%와는 15%P 차이다. 8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만큼 20여 일의 추가 협상 시한을 확보한 셈이다. 한국과 함께 1순위 대상 국가로 지목된 일본은 상호관세율이 24%에서 25%로 올라갔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5개국에 보낸 메시지도 유사하다. 미국은 상호관세 부과 이유를 무역적자 때문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보복관세를 매기는 나라에 대해서는 관세를 더 올리겠다는 의미다. 제3국을 경유하는 수출에 대해서는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상호관세를 피하려2025.07.08 14:42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거래고객 중 59만4000명이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자인 취약 가계 차주다. 카드와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90만1000명에 이른다. 두 업권을 합한 저소득 다중 채무자 규모만 무려 149만5000명이다. 2금융권을 통틀어 보면 취약 차주 대출액만 49조1000억 원으로 전체의 10.5%를 차지해 부실 뇌관으로 지목된다. 자영업자들이 이렇게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된 배경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등도 한몫하지만, 대부분의 영업방식이 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소비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매출은 부진2025.07.08 10:17
최근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수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실적은 27조81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 약 27조8700억 원에 근접한 수치로 하반기를 지나고 나면 역대 최고치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집중이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노후 주거지 개선과 주택 공급 확대, 도심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이다. 도시정비사업 수주가 늘어나고 대형 사업장이 줄줄이 착공에 들어가면 주택 공급2025.07.07 17:52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전직하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긴장이 무역·투자 분야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외국인직접투자는 지난해에만 1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투자 계약도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무역·투자 장벽을 낮추지 못하면 글로벌 FDI는 3년 연속 감소해 일자리와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신고액 기준으로 131억 달러다. 지난해 상반기의 153억4000만 달러보다 14.6%나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FDI 실적은 345억7000만 달러로 4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올해의 FDI 유치 목표는 352025.07.07 17:49
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는 100만8282명이다. 1년 사이 2만1795명 증가했다. 소매업 폐업자가 30%에 이르렀고, 음식점(15.2%)이 그 뒤를 이었다. 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된 국내 소비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중 채무를 지고 있는 저신용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기준 12.24%까지 치솟았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연체율 9.83%보다도 2.41%P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이유다. 재정·통화 정책을 동원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생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 쿠폰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5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책정2025.07.07 17:00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사실 곱씹어 보면 볼수록 창의성이란 개념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이전에 없던 전혀 뜻밖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잘 떠올리는 능력?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정석적이지 않은 방식의 해법? 하지만 이들은 각각 상상력, 영감력, 천재성, 독창성 등의 의미에 더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창의성을 한마디로 설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를 명확히 정의하기란 녹록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성은 지금 시대에 가장 많이 중시되고 언급되는 개념 중의 하나다.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부터 태아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며 ‘창의력에 좋은 클래식’ 음2025.07.07 05:44
천지 만물은 혼돈에서 비롯되었다. 혼돈은 어둡고 차가운 음 위에 밝고 뜨거운 양기가 쏟아져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그 시작됨을 태극이라 한다. 태극은 음양이 혼돈으로 결합하면서 생산해내는 천지 만물의 원리이자 위대한 철학의 학술 용어인 중용(中庸)의 근원이다. 도무지 합할 수 없는 음양을 치우침이 없이 평등하게 화합시켜 땅과 그 무수한 만물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땅은 도가 낳은 만물을 빠짐없이 담은 신기한 그릇이다. 광대한 바다와 들, 하늘을 나는 것과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 그리고 무수한 생명체와 무생명체 등 존재하는 자연의 그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고 평등하게 덕을 베푼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일체 생명과 무생명2025.07.07 00:00
중세시대 유럽은 영주가 이끌어 갔다. 왕이 없지는 않았으나 일반 서민들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각 지역마다 영주가 있어 그 동네를 이끌어 갔다. 영주는 영지(領地)를 소유한 주인을 말한다. 7세기부터 유럽에서 게르만족의 관습인 종사제(從士制)에 따라 지역의 유력자들이 지역사회 주민을 장악하며 이를 주요 권력기반으로 하여 나타난 호족이 그 근원이다. 왕과 황제 등 군주가 이들을 공식적인 정부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함으로써 이른바 중세 봉건사회가 성립된다. 유럽은 서로마제국 붕괴 이후 수백 년간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프랑크 왕국의 통일로 조금씩 질서를 잡아나갔다. 프랑크 왕국의 통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힘2025.07.06 16:30
OPEC+는 2024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주요 산유국이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발표했으며, 이 조치는 2025년 1분기까지 연장되었다. 공식적인 명분은 시장 안정과 투자 유도였지만, 실제로는 유가의 하방 지지선을 공고히 하고 공급자 연합으로서 국제 시장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산유국들의 감산과 증산이 반복되는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수급 조절 문제가 아니다. 그 핵심에는 누가 유가를 통제할 것인가, 시장의 위험을 누가 감수할 것인가, 그리고 가격을 넘어선 새로운 질서를 누가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려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짜기 위한 일종의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