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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속보] 정기전 앞두고 수백만원씩 상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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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속보] 정기전 앞두고 수백만원씩 상납

"돈 주고 나면 며칠간 '약발' 먹혔다"..."상품권보다 현금 더 원해”

고대 아이스하키 선수 학부모, 김광환 전 감독에게 금품 상납 폭로
▲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서 선수로 뛴 한 학생의 학부모가 자녀가 게임에 나설 수 있도록 김광환 전 고려대 아이스하키 감독에게 상당한 액수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은 고려대 아이스링크 전경)
[글로벌이코노믹=노정용기자]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서 선수로 뛴 한 학생의 학부모가 자녀가 게임에 나설 수 있도록 김광환 전 고려대 아이스하키 감독에게 상당한 액수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부모가 김 전 감독에게 소위 ‘기름칠’을 하고나면 벤치에 앉아 있던 그 선수는 다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다. 그러나 며칠간 ‘금품의 약발’이 다하면 다시 온갖 구박을 받으며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다고 한다.

김 전 감독이 고려대 입학을 앞둔 학생에게 연세대 아이스하키부의 에이스 박태환 선수(현 안양한라입단)를 청부폭행 하도록 지시한데 이어 학부모로부터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와 정기전을 앞두고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받았다는 내용이 「글로벌이코노믹」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김 전 감독에게 왜 돈을 상납했나?

“우리 아이가 고려대에 입학하기 전부터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입학해서는 게임에 나서기는커녕 유니폼도 입지 못하고 벤치를 지켜야 했다. 주변 학부모들로부터 ‘성의가 부족한 것 같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그 말이 돈을 갖다 주라는 소리로 이해했다.”

김 전 감독은 학부모로부터 돈이 들어올 때가 됐는데, 돈이 안 들어가면 선수를 들들볶는다고 했다. 게다가 해당 선수에게 ‘이렇게 고쳐라, 저렇게 고쳐라’ 하는데, 진짜 잘못해서 고치라는 게 아니라 뭔가 트집을 잡기 위해서 그렇다 보니 선수는 진짜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몰라 당황해한다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돈을 주었는가?

“처음에는 순진하게 상품권을 마련해 돌렸다. 그런데 상품권보다는 현금을 더 원했다. 그래서 김 전 감독을 비롯해 코치와 감독 세 사람에게 현금을 건넸다.”

-당신만 김 전 감독에게 돈을 주었나, 아니면 다른 학부모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나?

“다른 선수 부모도 정기적으로 상납한 것으로 안다. 듣기로는 내가 건넨 돈의 액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추석이나 설 등의 명절 때와 정기전을 앞두고 수백만원씩 상납했다.”

-돈이 어떤 위력을 발휘하던가?

“돈을 주고 나면 며칠간 ‘약발’이 잘 먹혔다. 벤치에 앉아 있던 아이에게 유니폼을 입히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하더라. 그래도 다른 학부모가 더 큰 힘을 쓰고 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왜 이 시점에서 금품 상납 사실을 폭로하나?

“내 아이는 진짜 아이스하키를 사랑했다. 졸업하기 전 고연전 무대에 꼭 한 번 서보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내 아이가 그런 꿈을 펼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후배들은 돈이 아닌 실력으로 무대에 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동안 김광환 전 감독을 둘러싼 각종 비위 사실도 여러 차례 수면위로 떠올랐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번에는 꼭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