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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실직-주택난에 반이민 정서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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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실직-주택난에 반이민 정서 증폭

실직에 대한 우려와 주택난 등의 문제가 결국 호주 국민들의 반이민 정서를 크게 부추기고 있는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한인 언론매체 '위클리 톱' 보도에 따르면 사회분석연구기관 ‘콴텀마켓리서치’(Quantum Market Research)가 호주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이민 중단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05년과 비교해 볼 때 무려 10%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조사결과 ‘호주가 더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3분의 1에도 채 못미쳐 10년전의 42%와 큰 대조를 보였다.

뿐만아니라 ‘이민자들이 호주를 더욱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나라로 만들었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경우는 지난 1995년 조사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설문조사 응답자의 3분의 2 가량은 “이민자들이 호주도착과 함께 호주식 생활방식을 수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오자 국내의 소수민족단체들과 난민옹호 단체들은 상당히 우려하는 분위기이며, 정치권에서는공방전이가열될 조짐이다.

지난 20년전부터 호주국민들의 사회적 가치관 조사를 실시해 온 ‘콴텀마켓리서치’ 이모젠랜들 소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최근 몇년 동안의 호주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호주인들의 이같은 정서적 변화의 이유로는 ▲교통혼잡과 주택난 ▲실직에대한 걱정 ▲다문화주의에 대한 우려 ▲해외사회에 대한 관심감소 ▲인구대국에 대한 반감 등을꼽으며, 삶의질 하락에 대한 호주 국민들의 우려가 이민에 대한 반감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호주인들의 장래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면서 외연의 확대보다는 내연의 강화를 통한 사회통제를 바라는경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모나쉬 대학의 이민 및 인구전문학자 봅버렐 교수는 “이민에 대한 국민정서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면서 “문제는 역시 고용이다”라고 지적했다.

봅버렐교수는 “고용문제와 인구증가에 대한 우려속에 호주가 점차 살기에 열악한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반이민 정서를 놓고 정치권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야당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반이민정서는 밀입국 난민 희망자들의 급증 추세로 인해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당의 이민담당예비장관 스콧트 모리슨 의원은 “결국 노동당 정부 난민정책의 난맥상이 이같은 반이민정서를 부추긴것”이라며 정부를 겨냥했다.

그는 “전임 자유당 정부가 취했던 강경한 국경보호정책을 수용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반이민정서는 더욱 심화될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대해 크리스보원 이민 장관 대변인실은 “이민은 근본적으로 호주의 경제적, 문화적 이득이자 자산이지만, 모든 문제는 전임 하워드 정권에서 단순기술자들에게도 마구잡이식으로 이민문호를 개방하면서 호주의 기술이민제도가 남용된데 기인한다”며 반박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호주의 대표적 이민자 기관인 호주이민자협의회연맹(FECCA)는 큰 우려를 표명했다.

FECCA 피노밀리오리노 의장은 “무엇보다 호주의 고령화현상과 기술 이민자들에 대한 수요증가에 따른 국민들의 우려와 더불어 이민이 경제적, 사회적 발전의 한 부분이 돼야 한다는 정서가 강해진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밀입국 보트피플의 급증현상에도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진단된다.

난민희망자자료실의 야나파바로 대변인은 “ 대단히 실망스런 결과”라며 “반이민정서는 대부분 보트피플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며 “결국 정치권이나 언론의 책임이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호주난민협의회의 폴파워 위원장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민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 가운데 이민자 자신들이나 이민자 후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