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어떤 상황이 전개 되고 있을 때, 이것이 운명인가 아닌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운명이란 우연하고는 분명히 다른 것이어서 약간 생각해보면 어떤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운명인가 아닌가를 생각하다는 것은 생활에 대한 경건함과 조심성을 기른다는 뜻입니다. 만약 현재 전개되는 인생이 잘 풀려 나가는듯 하면 이것이 끝까지 잘될 것인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조심스럽다는 것은 겸손함을 뜻합니다. 조바심과는 다릅니다. 잘되는 일에도 신중함을 잃지 않고, 오만한 태도를 버린다면 끝까지 잘되어 나갈 것입니다.
어느 도박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훌륭한(?)도박꾼은 잘되어 나갈 때,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운명이란 갑자기 바뀌는 수가 허다하므로 끝까지 신중함을 잃지 않고 또한 운명에 겸손하기 위해 노래 같은 태평한 짓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좋은 일에 대해 너무 쉽게 웃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결실이 맺어질 때까지는 겸허하고 약간은 두려워해야 하는 것입니다.
나쁜 운명일 때를 생각해보지요. 이 때는 좌절해서는 안됩니다. 비록 운명일지라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굳건히 해야 합니다. 운명을 비웃으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비웃음은 오만입니다. 오만은 인간의 집중력을 해치고 운명에 대해 무방비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나쁜 일이 진행되면 슬퍼하지만 말고, 자기가 지은 죄를 받는다는 마음과 경건한 자세로, 열심히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피해를 줄이려고 애써야 합니다. 나쁜 운명 모두를 제거하려고 애쓰지는 말고, 조금이나마 나쁜 운명을 약화시키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운명에 대해서는 화를 내거나 하늘을 원망해서는 안됩니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운명의 책임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항로에는 우연이 있고 또한 운명도 있습니다. 운명은 때가 되어 나타나고, 또 때가 되면 물러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의 어떤 운명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사항입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면서 먼 미래까지 바라보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운명이 언제 어떻게 해서 생겨나는지에 대해서는 잠시 뒤에 설명할 것입니다만 여기서는 전개되고 있는 운명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했습니다.
한마디로 경건한 마음입니다. 졸렬한 사람은 오만할 뿐, 경건한 마음이 없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좋은 일도 오래 가지 않을 뿐 아니라, 미래에는 나쁜 운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운명의 발생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잠깐 운명의 정의를 다시 확인하고 지나갑시다. 운명이란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어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것은 때가 되면 현실에 불쑥 나타납니다.
운명은 자연히 선택되어진 스케줄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런 스케줄은 누가 짜줄까요? 신? 아닙니다. 신이, 그토록 거대한 존재가, 미미한 존재인 인간에 대해 일일이 간섭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상은 내맡겨져 있습니다. 이는 주역의 괘상 중에 하나인 천을 설명할 때, 상세히 논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내 운명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든 내 책임이란 것을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내 책임이란 결국 내가 만들었다는 뜻이 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