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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기준금리 동결 배경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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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신의 경제포커스] 기준금리 동결 배경 및 전망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은은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으나 8월 금통위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국내외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높지만 7월에 금리를 내린 만큼 효과를 지켜보면서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9월 예상됐던 추가 금리인하 시기는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준금리 연 3.0%로 동결

-연속인하 부담 피하고 주요국과 공동 보조
-물가안정·경기침체로 추가인하 가능성남아
-두달째 기준금리 인하시 부정적 효과 고려
한국은행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2011년 5월 3.0%에서 6월 3.25%로 기준금리를 올린 뒤 13개월 만인 지난 7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0.25%포인트 인하됐다.

지난달 금리 인하의 효과를 당분간 지켜봐야겠다는 판단이 이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를 미루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한은이 ‘글로벌 공조’ 필요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두 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침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2.6% 성장에 그치는 등 최근 경기침체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지만 한은이 금리를 연속으로 내리게 되면 자칫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즉, 두 달 째 금리를 내리면 불안심리만 증폭돼 소비·투자가 위축되고 내수에도 부담을 줄 위험이 있음을 신중하게 고려한 것이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이유를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흐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적극적인 위기대응 의지와 예상치를 웃돈 미국 고용지표 상승으로 세계 증시가 안정감을 회복하고 있다. 또 스페인과 이탈리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 악화일로


-한국경제 성장률 2%대 저성장 고착 우려
-생산·소비·투자 악화속 수출 8.8%나 감소
-미국·중국의 경제악화속 유로존 위기 지속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로 국내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 사실상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한은이 올해 두 번이나 낮춘 경제성장 전망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외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 우리 경제의 주변여건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6월 생산·소비·투자 모두 악화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0.4% 하락했다.

소매판매 역시 내구재·비내구재 할 것 없이 부진해 5월보다 0.5% 줄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6.3%, 3.3% 위축됐다.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7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8% 줄었다. 올해 7월 우리나라의 수출(통관 기준)은 446억달러에 머물렀다. 무역흑자는 27억 달러로 전달의 반 토막이 됐다.

경제 심리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7월 제조업의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심리를 종합한 경제심리지수(ESI)도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물가안정 목표 하한선보다 낮은 전월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쳐 금리 인하에 따른 부담도 줄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부진해 부채 과다차입 가구들의 원금·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것도 추가 인하 요인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경상수지의 흑자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고용 면에서는 고령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리스크 증대, 주요 교역상대국 경제의 부진 등으로 GDP갭이 상당기간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분기 성장률이 1.5%로 내려앉았다. 6월 산업생산은 다소 증가했지만 소비심리는 두 달 연속 내리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역시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6분기 연속 떨어지다 올해 2분기 3년 만에 8%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지역에서도 경제활동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신흥시장국도 선진국 경기부진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었다.

앞으로도 유로지역 재정위기 및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의 회복세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

-‘성장둔화’ 언급으로 경기부양 필요성 고조
-추가 금리인하 시기 및 인하폭에 관심 쏠려
-기준금리 인하시기 4분기 가능전망 설득력

한은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8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자체를 닫은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 총재의 브리핑 발언과는 별개로 통화정책결정문에 ‘성장둔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경기부양 필요성을 강하게 나타냈기 때문이다.

한은이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경계감을 크게 낮춘 것도 이런 인식을 뒷받침했다.

관심은 추가 금리인하 시기와 폭 등에 쏠리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가 늦어도 9월 중에는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날 금통위 이후 시기가 늦어지고 인하폭도 적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7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진단하고 3분기 GDP를 확인키로 한 만큼 연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겠지만 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8월말 연준의 잭슨홀 회의와 9월초 ECB의 정책 대응, 독일 연방재판소의 ESM 출범에 대한 위헌 판결 결과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크게 불거지지 않는다면 한은이 금리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지표 개선이 9월 전후로 나타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지지 않는다면 현 수준인 3.0%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가능성도 향후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는 변수다. 현재 물가는 안정세지만 국제 곡물가격 폭등이 하반기 중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 가능성이 커지고 금리 인하로 가계·기업부채가 늘어날 수 있는 위험성도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