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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들 보초세우는 ‘응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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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사들 보초세우는 ‘응당제’

[글로벌이코노믹=이승호 기자] '응급실 전문의 당직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요즘 웬일인지, 의학 드라마가 봇물이다. 그 가운데 한 드라마는 병원 응급실 모습을 다루며, 시청자들로부터 상당부분 공감을 사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의사의 헌신적인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 의사는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응급실 전문의 당직제도', 곧 ‘응당제’는 의사들에게 헌신을 강요하고 있다.

물론 긴급 환자에 대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응당제’의 근본적인 취지에 반대할 이유도, 반대할 사람도 없다. 다만 현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심평원이 내놓은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의 8개 주요 진료과목의 전문의 수는 신경외과·마취통증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의 경우 개설 기관의 60%이상이 2명이하의 전문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루걸러 한 번 꼴로 당직을 서야 한다는 것인데, 누가 봐도 무리가 따른다. 피곤하고 지친 의사선생님들의 진료도 걱정된다. 자칫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캐나다의 경우 당직 전문의의 생체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근무 후 24~48시간의 휴식을 권하고 있다는데 우리의 경우 이를 접목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의사들의 건강도 살필 수 있는 대안이 제시 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그져 당직 의사의 범위를 넓히는 대안이라면 ‘응당제’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