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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얌체짓’ 도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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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얌체짓’ 도를 넘었다

‘롯데’ 제품․광고․마케팅 베끼기에 진열대 ‘알박기’까지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30대 직장인 김희경(32)씨는 지난 21일 편의점에 들러 평소 즐겨 마시는 비타민 워터를 집어들었다. 계산을 하고 음료 병마개를 따려고 보니, 다른 회사 제품이어서 깜짝 놀랐다.

김씨는 다시 진열대로 가서 확인했더니 코카콜라의 ‘글라소 비타민 워터’라고 쓰인 자리에 롯데칠성음료의 ‘데일리 C 비타민 워터’가 한 줄로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씨는 “겉모양이 너무 비슷한데다 함께 섞여 진열돼 있어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속아 넘어갈 것 같다”며 “잠시 어떤 것을 사야 할지 고민할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롯데칠성의 데일리 비타민C워터.

'미투 마케팅 1인자'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얌체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크게 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타 회사의 제품과 광고 문구, 마케팅을 베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반사로 이뤄져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런데 제품 ‘베끼기’를 넘어 타 회사 제품 진열대에 슬며시 자사 제품을 끼워 넣는, 일명 ‘알박기’까지 서슴지 않고 자행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코카콜라 측은 “최근 비타민음료 출시 후 ‘코카콜라 제품 진열대에서 물건을 집었는데, 롯데 제품이었다’며 항의나 문의를 해오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롯데는 판매처에 책임을 떠넘기는데 업계 내에선 롯데가 오랫동안 ‘알박기’ 수법을 써온 것이 기정사실화돼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마트와 편의점을 갖고 있는 ‘유통 공룡' 롯데가 미투 제품을 내놓은 후 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퍼붓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한다.

▲ 코카콜라의 '글라소 비타민 워터'
실제 롯데칠성은 ‘데일리 C 비타민 워터’ 출시와 함께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통매장에서 기존 코카콜라 제품과 나란히 배치하도록 하는가 하면 “우리 제품에 사용된 비타민은 생산 공정 등 위생을 꼼꼼하게 검증한 퀄리C(Quali-C) 인증을 받은 100% 영국산 비타민”이라며 원조인 코카콜라 제품과 비교 광고까지 진행했다.

또 과거 코카콜라가 했던 것과 유사한 소비자 샘플링 활동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앞서 2009년에도 코카-콜라의 '환타 쉐이커 흔들흔들'(일본 제품명, 환타 후루후루 쉐이커)을 카피해 '미투제품'인 '아일락 쉐이킷 붐붐'을 만들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롯데칠성이 ‘잭팟’을 터트린 에너지음료 '핫식스'는 동서식품이 수입판매하는 '레드불'과 제품 성분이 똑같아 도마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핫식스는 레드불과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몇 차례 성분을 교체했다는 얘기는 식음료계에 이미 널리 퍼져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롯데칠성은 웅진과 국순당 등 타 경쟁업체들과도 카피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보리차 음료인 '황금보리'는 웅진의 '하늘보리'와 비슷해 논란이 됐고 '백화차례주'는 국순당의 '예담차례주'와 병 모양이 비슷해 소송까지 갔다가 생산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미투제품’ 논란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측은 "미투제품이라기보다는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식음료업계의 통상적인 관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