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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 부작용 심각…일부는 실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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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 부작용 심각…일부는 실명 위기

부작용 33%가 10대 청소년…친구들끼리 렌즈 바꿔 끼기도, "안과의사 처방받아 사용하고 정기검진 받아야"

[글로벌이코노믹=이순용 기자] 안경을 사용하자니 불편하다거나 미용목적으로 쉽게 사용하는 콘택트렌즈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콘택트렌즈를 함부로 사용하다 시력을 약화시키고 심한 경우 실명 위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이상열)는 2008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전국 22개 의료기관과 개원 안과에서 치료받은 콘택트렌즈 부작용 환자 중 499명을 분석한 결과 각막상피가 벗겨져 통증과 시력저하를 호소하는 '각막 미란'이 25.9%(129명)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각막미란은 콘택트렌즈를 무리해서 계속 착용할 경우 눈의 저산소증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저산소증 상태가 계속되면 각막 내로 신생혈관이 자랄 수 있다. 이때 렌즈 착용을 중지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다음 질환으로는 무균성 침윤(각막염증) 19.2%(96명), 충혈과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질환 11.2%(56명), 검은자위에 세균이 침투해 하얗게 염증이 생기는 각막궤양 9.4%(47명), 건성안 9.2%(46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중 실명 위험도가 가장 높은 '각막궤양'은 2004년 조사 당시의 유병률 6%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10대 청소년의 콘택트렌즈 부작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부작용의 33%(164건)가 10대 청소년이었으며,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37건이나 됐다. 2004년 실태조사에서는 주요 착용 연령대가 20대 여성이었고, 10대 청소년의 부작용 사례가 23%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려할만한 현상이라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더욱이 부작용을 경험한 10대의 47%는 컬러렌즈를 사용했는데, 이들의 70%는 눈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미용 목적으로 컬러렌즈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양대 안과학교실의 이병로 교수는 "초·중학생의 상당수가 부모의 동의 없이 컬러렌즈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경우 부모의 관리 감독도 힘들고 눈에 문제가 생겨도 안과를 찾지 않아 합병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학회가 공개한 부작용 사례 중에는 자신이 착용하던 컬러렌즈를 학교 수돗물에 씻어 친구들과 바꿔 사용하다 염증이 생겨 시력이 크게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학회는 콘택트렌즈 안전 사용수칙으로 ▲렌즈 세척 후 규격화된 생리식염수로 충분히 헹구고 렌즈 케이스를 사용할 것 ▲수돗물이나 강, 바닷물에 씻지 말 것 ▲수영할 때와 취침 전에는 렌즈를 뺄 것 ▲1회용 렌즈는 사용 시간을 지킬 것 ▲콘택트렌즈를 빼고 넣기 전에는 손을 씻고 말릴 것 ▲콘택트렌즈 착용 여성은 가급적 눈화장을 피할 것 ▲눈이 아프면 즉시 렌즈를 빼고 안과의사를 찾을 것 등을 권고했다.

학회 이상렬 이사장은 "콘택트렌즈는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인 눈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인데도 안경처럼 쉽게 생각하고 안경점에서 쉽게 구입해 사용하는 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면서 "콘택트렌즈 장착 후에도 각막 등의 손상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제대로 처방됐는지를 확인하는 안과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