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간첩 침투 가능성을 대비해 2시간 가량 경계근무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철책 절단면이 당초 군에서 밝힌 것보다 컸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당 부대는 이를 상급부대에 보고한 뒤 군단에서는 예하부대에 경계근무 강화를 지시하고 경찰 등에 상황을 전파했다. 이후 합동참모본부는 합동심문조를 편성해 절단된 철책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철책 절단 소식이 알려지자 국방부는 철조망 상단 윤형 철조망 한군데 한 가닥이 단절된 것을 발견해 현장 확인 결과 노후화로 인해 자연단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계강화 등의 조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군은 간첩 침투 또는 민간인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계강화를 하달하고 경찰 등에 협조를 요청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당부대 간부들에게는 '최전방 철책 절단 흔적 발견 실제상황'이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급파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통 인근 최전방 철책에 구멍이 뚫렸다는 보고를 받고 목검문을 실시했고 9시가 넘어 상황이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전방 철책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예비역 장교는 "자연 노후로 철책이 절단됐는지 아니면 인위적으로 절단한 것인지는 육안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며 "한 가닥 정도 절단된 것을 두고 외부 침투 가능성을 염두해 경계강화 지침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철책 절단 흔적을 발견하기에 앞서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부대간 이동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당초 절단면을 묶어 놓고 이에 대한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해프닝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 부대 이동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분은 속단하기 이르고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