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전략 제품인 5.9인치 스마트폰 베가 넘버6를 선보이고 나서 석 달도 채 안 돼 5인치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4.99인치로 출시된 갤럭시S4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갤럭시S4가 금속 재질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애플의 아이폰5와 HTC의 '원' 등이 금속과 유리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삼성은 이를 인식한 듯 갤럭시S4의 옆면에 은색 띠를 둘러 금속 느낌을 주려고 했지만 실제로 이는 금속이 아니라 색을 입힌 플라스틱이다.
팬택은 여기서 힌트를 얻어 제품 옆면 전체를 금속으로 마감했다. 이를 강조하려고 제품 이름에까지 철이라는 뜻의 '아이언'을 붙였다.
물론 베가 아이언이 옆면에 금속 재질을 쓴 최초의 제품은 아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사후 출간된 전기는 잡스가 아이폰4 출시 당시 수신 감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반대를 뿌리치고 금속 재질을 고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4S 이후 안테나를 추가하고 코팅 방식을 바꿔 수신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안테나가 위치한 부분에서 금속 띠가 끊겨 '하나로 이어진 금속 마감' 디자인은 이루지 못했다.
팬택이 베가 아이언을 통해 세계 최초로 '엔드리스 메탈(Endless Metal)'을 구현했다고 강조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팬택은 "옆면 금속 전체를 안테나로 사용함으로써 수신감도 문제를 해결했다"며 "20여 년간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팬택은 이 디자인을 위해 3천 시간의 연구와 3만 번의 통화 시험, 2만 번의 품질 시험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면 해상도는 갤럭시S4나 옵티머스G 프로 등 국내 경쟁 제품보다 다소 떨어진다. 경쟁 제품들이 풀HD(1920×1080) 해상도를 채택한 것과 견줘 베가 아이언은 HD(1280×720) 해상도를 적용했다.
팬택은 이 제품을 이르면 갤럭시S4가 시판되는 이달 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제품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갤럭시S4의 출고가 수준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문지욱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서는 베가 넘버6와 베가 아이언 등 모든 스마트폰의 최고급화를 지향한다"며 "올해는 6인치와 5인치 등 화면 크기를 다양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