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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배짱? 왜 혼자만 '무제한 요금제' 안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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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배짱? 왜 혼자만 '무제한 요금제' 안 내놓을까

[글로벌이코노믹=온라인뉴스팀=SK텔레콤은 왜 '무제한 음성통화' 카드를 꺼내지 않을까.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내놓았다. 자사 가입자 뿐 아니라 타사 가입자와도 무제한 통화를 할 수 있게 한 것. 하지만 SK텔레콤은 요금제 카드를 꺼내드는 대신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경쟁사의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 출시에 따른 손익계산이 분주한 데다, 가입자끼리 무제한 음성통화·데이터 나눠쓰기 등으로 요금·서비스 경쟁을 이끌며 1등 이미지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를 마냥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의 요금제 출시에 따라 달라지는 요금 매출과 접속료 수익을 저울질 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에 가입자를 빼앗기면 요금 매출이 줄 수 있지만 타사 가입자가 자사 가입자에게 전화를 하면 타사 가입자가 속한 이통사로부터 받게 되는 접속료도 따져봐야 하는 것.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21일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접속료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KT의 경우 LTE가입자 유치로 성과를 내기 위한 재빠른 대응이 필요했지만 (SK텔레콤은)타사에서 요금제 출시에 따른 가입자 순증이 어느 정도 되는지 조금 더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접속료 수익이 이통사 중 가장 많다. 최근 SK텔레콤의 접속료 수익은 약 1200~1300억원. KT는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고 LG유플러스는 약 400억원의 적자를 냈다. SK텔레콤이 접속료 수익을 요금제 수익과 견주어 보는 이유다.

SK텔레콤의 접속료 수익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유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약 50%로 KT(약 30%)와 LG유플러스(약 20%)를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가 SK텔레콤 가입자에게 거는 통화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다. SK텔레콤이 거둬들일 수 있는 접속료가 적잖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출시로 KT·LG유플러스 가입자가 늘수록 SK텔레콤 가입자에게 거는 통화량이 늘어날 수 있다. SK텔레콤이 접속료 수익으로 재미를 볼 수도 있는 것. 또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로 요금 매출이 다소 줄 수 있지만 수익 악화는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충성고객이 타사 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이 타사 가입자와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면 가입자 유치에 따른 요금 매출을 올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수익이 악화될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전통적으로 통화량이 많은 고객이 많아 무료 통화 이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자사 가입자가 타사 가입자에게 거는 통화량에 대한 접속료 부담도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이종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원은 "SK텔레콤이 타사 가입자와 무제한 통화를 허용하면 특히 접속료 수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타사로 (가입자가)움직이다 보면 대응할 수도 있지만 일단 시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 초 '최고의 고객가치 제고'를 선언했던 만큼 그동안 준비해왔던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세부적인 방안과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