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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칭유전, 자녀 채용 정책 변경에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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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칭유전, 자녀 채용 정책 변경에 시위

[글로벌이코노믹=배성식 기자] 중국 헤이룽장성 북서쪽 안다 근처에 위치한 중국 최대 유전인 '다칭유전'은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가 보유한 유전 중 최대 석유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유전관련 학과를 졸업한 대학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며, 직원들에 대한 복지혜택도 으뜸으로 평가된다.

그 중 최고의 혜택은 직원 자녀들을 특혜로 입사시켜 주는 관행이다. 유전관련 학과를 졸업하기만 하면 되는데, 안정적인 처우보장으로 인기가 좋다. 그 중 중국석유는 처우가 특히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자동취업의 기회를 얻는 직원 자녀들에게는 큰 혜택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반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불공평한 처사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중국석유는 정부로부터 현재 180만 명 수준인 직원 수를 140만 명으로 20%이상 줄이라는 요구를 받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중국 석유는 올해부터 직원 자녀들의 취업에 대한 정책을 일부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직원 자녀가 1급 대학을 졸업했을 경우 전공에 상관없이 우선 채용하고, 2급이나 3급 대학을 졸업했을 경우는 반드시 유전관련 전공을 이수해야 한다는 정책이다. 2급이나 3급 대학을 졸업하고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을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교육을 시킨 뒤 성적에 따라 선별채용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바꾼 것이다.

이에 자녀를 자신의 회사에 채용시키는 꿈을 꾸며 비싼 대학등록금을 냈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가 채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었고, 이는 곧 항의 시위로 이어졌다.

현재 다칭유전에 근무하던 수 천 명의 직원이 정책변경에 반대하고 나섰다. 변경된 정책대로라면 3급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사실상 채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시켜 직원자녀의 특혜로 자신의 자녀를 입사시키려던 부모들은 수만 위안의 학비만 낭비했다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도 타당성이 있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입사경쟁을 뚫고 들어온 직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국유기업의 자녀 채용특혜는 회사나 개인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관행으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어렵게 학비를 마련해 자녀를 대학까지 공부시킨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사태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은 정부가 일자리를 늘려 취업문을 넓히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시위대와 회사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진핑 정부의 공기업 개혁정책의 지속성과 향방을 파악할 수 있는 시험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