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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20년 까르푸, 편의점사업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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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출 20년 까르푸, 편의점사업에 도전장

상하이에 'easy 까르푸' 1호점…7-eleven 등과 경쟁

중국 진출 2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 최대 소매업체 까르푸(Carrefour)가 중국의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까르푸는 11월 마지막 주 중국 최초의 'easy 까르푸(easy 家乐福)' 편의점을 상하이에 오픈한다.

취급하는 상품 종류가 일반 편의점 보다 다양해서 기존의 중국 편의점 산업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자신문 '펑파이(澎湃)신문'에 따르면, 까르푸의 'easy 까르푸' 편의점은 상하이 서쪽 홍차오(虹橋)공항에 인접한 코리안 타운, 롱바이(龍柏)지역의 홍쑹루(紅松路)에 오픈하는데 간판 바탕은 등색과 홍색이다.

영업장 면적은 300㎡(90평)으로 보통 편의점 3개를 합한 크기다. 소형 슈퍼마켓에 가깝다. 'easy 까르푸'가 취급할 품목은 간편식·음료·일용품·주류 등이고, 일반 편의점 보다 다양해서 채소·과일 등 신선제품도 판매한다.

▲프랑스의대형유통업체까르푸가상하이코리안타운에오픈한'easy까르푸'1호점.간판바탕은등색과홍색이다.
▲프랑스의대형유통업체까르푸가상하이코리안타운에오픈한'easy까르푸'1호점.간판바탕은등색과홍색이다.
'easy 까르푸'의 모양은 대만 까르푸가 작년부터 소 상권 지역을 겨냥해 오픈한 '폔리꺼우'(便利購, '편리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폔리꺼우' 매장 면적은 일반 편의점 보다 커서 슈퍼마켓과 비슷한데, 현재까지 타이베이(臺北)·타이중(臺中)·타이난(臺南)에 8호점까지 들어섰다.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고 영업시간은 더 길어, 대형 할인매장에 가기 싫어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까르푸는 오래 전 부터 'easy 까르푸'를 기획해왔는데, 까르푸의 중국지역 총재 겸 CEO인 탕쟈녠(唐嘉年)은 최근 개최된 '중국체인점전시회'에서 "소매기업은 적극적 이노베이션과 다각적 경영을 모색해야 하며 특히 편의점 사업 형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까르푸가 중국에서 새로운 영업형태를 선택하게 된 데는 대형 매장 개장에는 건물 등 부동산의 제한과 임대료 상승이라는 어려움이 따르고, 중국인들의 소비습관도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제 'easy 까르푸'는 상하이에서 오래 전부터 터를 잡은 7-eleven, 췐쟈(全家·Family Mart)·로손(羅森·Lawson) 등과 경쟁을 벌어야 되고, 새로운 도전자도 상대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핵심 국유기업인 화룬(華潤)그룹의 소매 체인점기업인 화룬완쟈(華潤萬家, CR Vanguard)의 CEO인 홍제(洪傑)는 최근 "미래 1선 시장의 소매업 부문에서는 소형 업체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북경상보(北京商報)는 "최근 수년간 대형 할인매장이 급속도로 확대됐지만, 이제는 개장 속도가 급속도로 완만해졌을 뿐 아니라, 손실을 보고 폐업한 경우도 많다. 인민폐 수 천만위안(1000만 위안=한화 약 18억 원)이 드는 대형 매장 보다는 편의점이 임대료나 초기 투자비용이 높지 않고, 비교적 기민하게 운영이 돼 신속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까르푸는 한국 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세계적 유통업체로 꼽힌다.

세계 1, 2위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까르푸는 매장 대형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시장 진출 각각 8년, 10년 만에 짐을 쌌다. 당시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창고형 할인점 방식을 고수한 결과다.

까르푸는 매출 감소로 2006년 9월 27일 이랜드그룹에 매각하고 철수했다. 이후 한국까르푸는 홈에버(주)로 사명을 변경하여 '홈 에버' 브랜드로 대형 할인매장을 운영하였으나, 2008년 5월 14일 홈플러스에 인수되어 홈플러스 테스코(주)로 상호를 변경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윤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