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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32) 원저우(溫州)가 움직이면 중국 경제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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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기(32) 원저우(溫州)가 움직이면 중국 경제가 발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대상인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산을 축적하는 집단'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을 가진 집단'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축적한 집단'으로 부르고 있다. 이러한 수식어가 어울리는 또 다른 집단이 중국에도 존재한다. 바로 저장성(浙江省) '원저우 상인(溫州商人)' 이다.

원저우는 중국 정부수립 초기부터 시장경제가 발달해 중국 개혁·개방 정책의 표본이 되었으며 오래전부터 소규모 생산 주체에서 두각을 보이던 원저우 상인들은 중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동양의 유대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또한 2012년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 비준 '금융종합개혁 시범구'로 지정되어 상업도시의 유명세도 더해졌다.

원저우는 인구 1000만명 정도로 중국 내에서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세련된 옷차림과 고급 승용차, 고급 주택을 보면 유럽의 선진국을 연상케 해 중국 내에서 특이한 지역으로 여겨진다. 그만큼 원저우에 돈이 넘치고 부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원저우 전체 인구의 70%에 해당하는 700만명의 원저우 상인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은 장사 수완이 뛰어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챙겨 부를 축적해 왔고, 이렇게 형성된 원저우 자본은 ‘중국 경제의 핵심 자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에 원저우 상인들이 투기세력으로 활동했다는 분석도 있으며 전세비행기를 이용해 집단으로 움직이며 부동산을 싹쓸이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러시아가 중국에 자루비노항을 개방하며 대형 다목적항구로 탈바꿈을 시도하자 접경도시인 훈춘지역의 발전도 덩달아 예고된 바 있다. 이때에도 500명이 넘는 원저우 상인들이 전세버스를 이용해 훈춘으로 몰려가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원저우 상인들은 정상적인 부동산 소유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단기차익을 노리고 '치고 빠지기식'의 부동산 거래로 유명하다. 이러한 특성이 중국 전역 부동산 가격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며 단기적인 차익을 위한 투자에 열을 올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나 부동산 시장의 변동, 낙후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에 원저우 자본은 늘 따라다녔다. 최근에는 커질 대로 커져 수천억 위안에 달하는 원저우 자본이 해외에까지 진출하기 시작했다. 또한 원저우시에는 민간자본 투자 서비스센터와 투자 관련 전문기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과거 비난의 대상이 되던 단기 투기에서 벗어나 장기 투자로의 전환도 꾀하고 있다.

중국에는 "원저우가 움직이면 중국 경제가 발전한다" 라는 격언이 따라다닐 정도로 원저우 상인에 대한 존재는 크다. 중국 정부의 경제개방 정책과 원저우 자본이 협력해 생성된 대형 프로젝트가 줄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중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양의 유대인이라고 불리는 윈저우 상인들의 투자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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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정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