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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전쟁-르뽀③] “뭐가 싸지? 헷갈려”..‘카트 민심’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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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 전쟁-르뽀③] “뭐가 싸지? 헷갈려”..‘카트 민심’은 싸늘

대형할인점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 14일 이마트 응암점 신선식품 매장에서 주말을 맞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대형할인점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지난 14일 이마트 응암점 신선식품 매장에서 주말을 맞아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인웅 이세정 기자]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벌인 지난 주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가격에 휘둘리기보다 평소 구매하던 제품을 위주로 쇼핑을 즐겼다. 포장 단위와 품질이 제각각인 신선식품의 특성 상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할인점이 가격 차이를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카드할인 혜택을 가격에 반영하는 경우도 많았다. 포장단위를 늘리거나 덤으로 한개 제품을 더 주는 마케팅을 활용해 할인폭을 조정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이마트 응암점을 찾은 40대 여성 고객은 김치 진열대에서 가격 할인 표시를 보고 잠시 망설이다 할인 상품이 아닌 다른 김치를 골랐다. 이 고객은 “가격이 싸서 잠깐 고민했지만 김치는 익숙한 맛이 아니면 손이 잘 안가 원래 먹던 김치를 골랐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남)씨는 “바나나는 자주 먹는 것이니까 샀지만 가격경쟁 세일하기 전과 차이는 별로 못 느꼈다”며 “계란은 30개입만 세일을 하고 있고 가격차이도 별로 없어 평소처럼 15개입 계란을 골랐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홈플러스 평촌점에서 우유를 고르던 한 주부는 “싸네, 엄청 싸게 판다”며 “그런데 내가 먹는 우유는 '1+1 행사'를 안 하네”라며 발길을 돌렸다.

대형마트의 할인경쟁이 포장 단위 변경이나 카드할인과 결합되면서 정작 얼마나 싸게 파는 지 고객이 알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국내산 웰빙 삼겹살(100g)의 경우 이날 이마트 가격은 1920원이었다. 그러나 홍보물을 자세히 보니 이 가격은 이마트/신세계포인트카드 고객에 한해 20% 할인 적용된 가격이라 적혀 있었다.

무심코 할인된 가격만 봐서는 어느 할인점의 가격이 더 싼 것인지 소비자가 즉각 알아채기는 힘들었다.
주부 한모씨는 “이마트/신세계포인트카드 소지 고객에게는 평소에도 많은 세일행사를 한다”며 “굳이 홈플러스와 가격경쟁이 붙은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가격할인 행사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육 담당 직원은 “할인 카드가 없는 고객은 할인적용이 되지 않은 원가 2400원에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웅 이세정 기자 parkiu7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