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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강세, 득일까 실일까…국내증시 수혜 '의견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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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강세, 득일까 실일까…국내증시 수혜 '의견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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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엔화강세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엔달러는 강력한 지지선인 100엔달러가 무너진 상황. 최근 안전선호현상과 맞물리며 추가엔화강세 랠리가 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엔달러환율 110엔/달러 이탈, 추가하락 가능성 고조

자료=대신증권, 엔화 강세 지속시 일본 외환시장 개입할 것으로 예상이미지 확대보기
자료=대신증권, 엔화 강세 지속시 일본 외환시장 개입할 것으로 예상
불과 1년 전만해도 엔화약세를 우려했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최근 엔달러환율은 110엔/달러선 하방지지가 무너졌다. 역사적으로 100주 이평선은 엔화 추세의 상방과 하방을 구분짓는 추세전환을 암시한다. 강력한 지지선인 100주 이동평균선마저 이탈하며 추가하락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엔화강세전환은 일본통화정책의 신뢰약화가 직접적 원인이다. 일본은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함께 추가완화에 나섰으나 시장에서는 되레 추가정책여력의 한계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그 효과에 대한 의심도 커지며 엔화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글로벌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며 엔화수요가 늘어난 것도 엔화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엔화강세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본 정책당국의 변덕스런 외환정책과 맞물려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엔화가 약세국면을 끝내고 추세적 강세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담보할 핵심수단이 ‘엔화약세’라는 점에서 일본정부는 엔화강세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며 어느 시점에는 엔화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은 엔화강세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동차 및 부품업종 수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이탈은 부담

자료=하나금융투자, 엔화 선물 포지션 순매수 전환에 따른 엔화 강세 기조 추세화 가능성 염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하나금융투자, 엔화 선물 포지션 순매수 전환에 따른 엔화 강세 기조 추세화 가능성 염두
엔화강세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증시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다. 엔화강세로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며 국내 증시가 반사이익을 입을 것이라는 긍정론이다.

실제 일본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 2012년말 이후 지난해까지 3년간 엔화약세와 함께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화강세로 하락하는 이익전망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일본 주식시장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가 지난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며 “일본 기업이익이 엔화강세로 주춤한 반면 한국 기업이익은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은 한국시장이 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엔케리트레이드 관점에서 엔화강세가 국내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하기에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엔고는 엔캐리트레이드 환경에 부정요인으로 국내증시 수급환경에 이로울 것은 없다”라며 “엔저가 한국 수출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었듯이, 엔고가 수출회복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일간 수출경합도가 큰 일부 산업이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효과가 기대될 뿐국내증시의 방향성은 엔고보다 글로벌수요확대에 따른 펀더멘털개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엔화강세가 최근에는 글로벌 통화정책 무용론을 대변하기 때문에 엔화의 강세가 증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리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하기 힘들다”라며 “단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의 주가는 원/엔 환율과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엔고에 따른 원/엔 환율의 상승이 일부 업종의 주가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