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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슈퍼컴 개발한다며...핵심인 HW는 제쳐놓은 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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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슈퍼컴 개발한다며...핵심인 HW는 제쳐놓은 미래부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미래부는 당초 올해 슈퍼컴 개발예산으로 100억원을 확보해 슈퍼컴 시스템 소프트웨어(SW) 부문에 45억원, 응용SW 부문에 24억원, 하드웨어(HW) 부문에 20억원씩 사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부와 한국과학재단의 ‘PF(페타플롭스)급 초고성능 컴퓨팅 핵심기술개발’ 첫해 사업계획에는 정작 슈퍼컴 개발의 핵심인 HW개발 과제는 없다.
미래부는 최근 올해 9월부터 내년 5월까지 시스템소프트웨어(SW)개발에 26억원, 응용소프트웨어(SW)개발에 24억원 등 총 5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국회 예산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중국의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 93페타플롭스 성능을 자랑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글로벌 슈퍼컴업체들은 물론 슈퍼컴500에 든 제품들역시 오픈소스기반의 SW를 사용한다.  사진=컴퓨터500, 잭 돈가라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 중국의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 93페타플롭스 성능을 자랑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글로벌 슈퍼컴업체들은 물론 슈퍼컴500에 든 제품들역시 오픈소스기반의 SW를 사용한다. 사진=컴퓨터500, 잭 돈가라

한 슈퍼컴전문가는 “HW부터 개발해야 하는 슈퍼컴 개발이 SW위주로 되는 등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있다. 왜 미들웨어 개발에만 손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장 핵심 HW개발용 아키텍처 구성, 프로세서 구성, 네트워크 구성방법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슈퍼컴 개발계획은 핵심인 HW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슈퍼컴에서 비중이 사실상 제로(0)라고 과언이 아닌 SW에 50억원을 투입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예를 들어 중국슈퍼컴이 톈허-2, 선웨이 등으로 2년 연속 세계 슈퍼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슈퍼컴 프로그램도 기존에 나온 오픈소스SW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나름대로 손봐서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슈퍼컴 개발 제안요청서(RFP) 내용상에 드러난 멀티코어 CPU구성방식 또한 한물 간 10년 전 스펙으로 지적된다. 그는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매니코어CPU(MIC)나 그래픽칩셋(GPU)을 사용하는 것이 대세다”라고 말했다.

한국과학재단은 “HW부분은 추후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래부가 이처럼 SW개발에 50억원이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려는데 대해 한 슈퍼컴 전문가는 “굳이 이처럼 엄청난 인력과 비용을 들이면서 SW를 개발하는 것은 방향성 상실”이라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크레이, HP, 델 같은 세계적인 슈퍼컴 업체들은 이미 소스코드까지 공개된 검증된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제쳐두고 별도로 시스템SW를 독자적으로 다시 개발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실제로 전세계 슈퍼컴 강자들도 이미 개발된 오픈소스를 사용하거나 라이선스해 쓰는 등 활용할 뿐이다. 이 부분에 돈을 들여 굳이 개발하지 않는다. 이미 오픈SW로 다 만들어져 나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