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미교포들이 이민초기에 주로 했던 대표적인 사업이 세탁소•구멍가게•식품점•잡화점•편의점이었다. 필자는 구멍가게로 돈을 벌었던 분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들은 뉴욕에서 유대인들이 경영하던 점포를 인수하거나 임대로 빌려서 뉴욕 ‘헌츠 포인트 청과물도매시장’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여 차에 싣고 나르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노력한 결과, 든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장사논리를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동네슈퍼에서도 굳이 대형마트까지 가지 않고 구매하는 배추•무•파와 음료•주류•담배•아이스크림 등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말씀하시던 선배님들의 주옥 같은 말씀들이 새삼 생각나는 것이다.
중기청은 지금까지 진행했던 내부 역량 강화•공동 브랜드 개발•전문화•차별화•의식 개혁•행정 지원•조례 제정 등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 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들가게도 선도지역 확대와 조직화•협업화, 다양한 상품공급•홍보 강화 등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 직거래•통합정보체계 구축 등 근본적 문제해결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한두 평 수준의 가게에서도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점포 즉,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성실한 자기 노력과 노하우만으로 대박을 만드는 점포도 개발되어야 한다. 커피, 만두, 호떡, 닭갈비, 곱창, 반찬, 갈비 등 어떤 종류의 상품이라도 적절한 상권과 입지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맛과 색깔로 승부하는 점포들을 말한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정부•지자체•정치권과 전문가•유관기관•단체들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역별 ‘나들가게’를 위해서 시설개선•POS시스템•상품관리지원과 컨설팅•견학•홍보•교육•축하공연 등으로 엄청난 정부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중소기업청장은 급기야 5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부천시 점주의견 청취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여 지역 특성에 맞는 육성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리 다양한 처방을 써도 대형마트•스타필드하남•코스트 코•이케아 등 글로벌 자본의 브랜드들이 동네상권에 진입되는 상황에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근본대책은 미봉책에서 끝나게 될 것이다.
작금에 은행권 대출심사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지표가 활용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채증가와 신용도가 하락되어 신규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는 골목상권 신용평가방법을 바꾸고 금융지원 직거래결제시스템과 고객관리 생활형 O2O 플랫폼이 구축되어서 소비자대상의 제품판매에 나서야 한다. 지금이라도 관련단체•전문가•상인•행정기관 갭을 축소시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구멍가게 강점은 감성적 접근방식이다. 냉정한 고객에게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감성적 접근과 확실한 상품부터 갖추어야 한다. 신선함과 청결함, 독창적인 판매방식, 친절한 서비스 등 고객을 새로운 향기와 추억으로 끝임 없이 자극시켜야 한다.
임실근 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