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둘러 쌓인 학교는 포근했다. 겨울이지만 숲이 전해주는 푸르름으로 마음이 밝아지고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저녁이 되고 밤이 찾아오자 포근했던 숲이 돌변했다. 빛이 사라지자 숲의 형체는 운무와 낮고 음험하지만 알 수 없는 소리와 맞물려 두려움과 공포를 자아냈다. 숲은 밝음과 어둠을 모두 품고 있었다.
미니멀 하면서도 실용적인 소비행태와 1인1취향의 세련된 감수성이 그것이다. 젊은 세대의 안전지향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성과 실버세대의 초입자인 이른바 '뉴씩쓰티', 장년층의 인생 이모작을 위한 열정적인 삶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디지털트렌드가 생활의 전반을 압도하겠지만 그 안의 내용은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이 될 것이다. 우리 정치에서 느끼는 자괴감과 열패감도 촛불의 광장문화가 보여준 가능성과 만나 전화위복의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양면성의 시대를 대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창의적인 사람의 특징을 칙센미하이 교수는 '복합성'이라고 말한다.
숲이 밝음과 어두움의 양면성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처럼 인간도 반대되는 성향을 모두 지니고 있다. 대개의 경우 성장하면서 어느 한쪽의 기질과 성향으로 기울어진다.
유전이나 교육적 요인에 의해 어떤 사람은 개방적인 성향이, 어떤 사람은 공격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그것이 그 사람의 성격으로 굳어진다.
따라서 관찰과 연상과 추론의 창의적 과정에서 사물의 양면성 모두를 놓치지 않는다. 그 결과 다양한 관점의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복잡성의 시대, 사건의 이면을 함께 바라보고 양가적인 가치를 신중하게 저울질하는 태도가 요구되고 있다.
극단의 모순은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다. 나라의 운명도 '명'과 '암'이, '희'와 '비'가 공존한다. 모든 관점을 열어두자. 물론 그럴 필요가 없는 것도 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어 원칙과 시스템을 바로 세우겠다는 우리의 약속이 바로 그것이다. 하얀색 만이 스펙트럼의 모든 색을 포함하고 어둠을 이기는 것은 밝음만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글·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정보경영학 박사/ 생각의 돌파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