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네이버는 카카오·SK텔레콤·현대자동차와의 지도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 신규 진입한 자율주행차 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 공간정보산업협회는 원래의 측량 및 지도 제작 회원 외에 공간정보서비스 업체군, 그리고 드론업체들까지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급진전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의 기반 플랫폼이 지도인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는 최근 네이버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신규사업으로도 이어진다.
단적인 예로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사업은 공간정보산업협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네이버랩스는 오는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네이버랩스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공개한다.
서동수 NXP코리아전무는 “자율자동차에 필수적 장치가 여럿 있지만 최종적으로 차의 컬러를 결정하는 것은 음성인식과 지도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네이버로선 자연어대화 인공지능(AI)보다 우선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정밀지도다. 이를 위해 협업할 수 있는 대표적 단체가 1500개 회원사를 둔 공간정보산업협회다.
김성욱 네이버 정책실장은 “협회 가입으로 공간정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물론 다양한 회원들의 관련 기술 협력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차 업체와 지도와의 상관관계와 중요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특히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말 차량 공유회사 우버는 구글지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5억달러(약 5750억원)를 투입 자체적으로 지도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구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BMW·다이믈러 벤츠 컨소시엄이 노키아의 지도정보서비스 ‘히어’(HERE)를 25억5000만유로(약 3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역시 자율주행차 정보를 담아 제공하는 틀이 되는 지도정보 독립을 위해서였다.
게다가 국내 지도서비스시장에서 헤게모니 확보를 위한 네이버의 관심은 지대하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열렸던 공간정보 국외반출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치는 영향 국회토론회에서 구글에 지도반출하는 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한 곳도 네이버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이 직접 토론자로 참여해 구글에 한국의 고정밀 지도 반출 허용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펴며 극력 반대하기도 했다. 이후 구글의 한국지도 반출논리인 외국인에게 영어지도 서비스를 할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때가지는 영문과 중문으로 외국어지도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