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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복합점포, 방카슈랑스 25%룰 안지켜… 보험사 간 격차 더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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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복합점포, 방카슈랑스 25%룰 안지켜… 보험사 간 격차 더 커질 수도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복합점포의 경우 25%만 자회사의 보험 상품을 팔도록 하는 일명 '방카룰'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형사의 독점을 막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금융복합점포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금융복합점포의 경우 25%만 자회사의 보험 상품을 팔도록 하는 일명 '방카룰'이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형사의 독점을 막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금융복합점포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고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은행·증권·보험사가 한 공간에 들어와 영업하는 ‘금융복합점포’에서 방카슈랑스 핵심 규제인 ‘25%룰’을 우회해 꼼수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복합점포 보험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지주가 금융복합점포에서 판매한 생명보험 상품 중 KB생명 자사 비중이 36.1%(금액 기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이 복합점포에서 100만원어치 생명보험 상품을 판매했다면 이 중 36만원은 복합점포에 입점한 자회사 KB생명의 상품이고 나머지 64만원은 KB금융과 계약한 타 보험사의 상품을 팔았다는 뜻이다.

이는 일반 은행점포가 적용받는 25%의 방카슈랑스 룰을 금융복합점포가 교묘하게 피해가고 있다는 의미다. 방카 룰은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고 ▲은행 점포당 보험 판매인을 2인 이하로 제한하며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등 점포 밖 영업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조치는 대형보험사의 시장 독점을 막고 보험자회사의 상품만 권유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다.

복합점포는 일반 은행점포와 달리 방카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KB금융복합점포의 사례처럼 은행들이 규제를 충분히 우회할 틈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비은행계열 보험사 관계자는 “복합점포는 계열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정보 공유와 금융상품·서비스의 공동개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은행계열 보험사와 비은행계열 보험사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4개 금융지주사가 10개의 금융복합점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지주사별로 3개까지만 보험을 포함한 복합점포를 승인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3곳(PWM강남센터·의정부·경희궁), KB금융지주 3곳(여의도·도곡스타PB센터·판교종합금융센터), 하나금융지주 2곳(압구정PB센터·하나금융투자센터), 농협금융지주 2곳(광화문·부산) 등이다. 보험을 뺀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전국에 116곳이다.
박용진 의원은 “복합점포 시범 도입 당시 방카슈랑스 25%룰을 우회적으로 위반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실제 시범사업에서 은행들의 우회적으로 위반한 것이 확인됐다”며 “다음 달 복합점포 전면 시행에 앞서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