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러시아 해커들이 카타르 국영 통신사를 해킹해 ‘카타르는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한다’는 가짜뉴스를 내보냈을 가능성이 높아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CNN은 카타르에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가짜뉴스 공작은 지난해 미 대선은 물론 프랑스·독일 선거에서도 의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해킹 공작이 러시아 범죄조직 소행인지 정부가 관련된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국가들이 모두 등을 돌리며 고립 위기에 놓인 카타르는 외교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을 원한다는 입장이다.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FBI가 가짜뉴스 공작 사실을 확인했다”며 “단교 사태는 모두 오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타르는 테러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모든 사실이 가짜뉴스로 인한 거짓임을 밝혔다.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선 셰이크 사바 쿠웨이트 군주는 이날 사우디를 방문해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국왕을 만났다.
알타니 외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쿠웨이트 군주가 이날 오전 카타르 군주에게 전화해 사태 해결을 중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쿠웨이트의 중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는 지난 2014년 이슬람 조직 ‘무슬림 동포단’ 갈등으로 사우디 등이 카타르에서 대사를 소환했을 때도 개입해 중재 역할을 했다.
한편 이번 단교 사태는 지난달 23일 카타르 국영 통신사 QNA가 보도한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의 한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비롯됐다.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하고 미국의 이란 적대 정책을 비판한 연설이 보도된 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바레인은 카타르와의 외교관계 단절과 왕래 전면 중단을 발표했다. 이어 예멘·리비아·몰디브도 단교에 동참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