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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업계, 저금리 벗어나면 이자 마진과 자산운용수익률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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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업계, 저금리 벗어나면 이자 마진과 자산운용수익률 개선 기대

시중 금리 50bps 인상 시 단기이익 증가율 생보사 13%, 손보사 2% 증가 추정… 채권평가손실 발생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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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올해 안으로 국내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으로 나타나면서 금리인상이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자산과 부채에 맞는 듀레이션 구조를 갖추기 위해 자산의 60~80%에 가까이 채권을 운용하고 있다.

보험사가 자산으로 채권을 많이 갖고 있는 요인으로 채권이 부채에 가장 잘 적절히 대응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채권은 자연 시장 금리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해 왔으나 미국에서 이미 두차례의 금리인상과 연내 예상되는 또 한차례의 금리인상을 고려하면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업계에서는 채권 10년물의 경우 미국과 금리역전이 2년 가까이 지속되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1~2차례 더 진행되면 현재 한국 기준금리의 중단기 영역에서 금리역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의 장기채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잔존만기는가 여전히 3년대에 머물러 있어 중단기 구간의 역전은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국내 금리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면 국내 들어온 채권 자금들은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빠져나가려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 시중 은행들이 시장 금리에 반영하게 되고 채권 운용이 많은 보험사들의 손익에 곧바로 영향을 주게 되는 구조다.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할 때 금리 상승기보다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장기적인 금리하락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 채권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대부분 만기가 짧아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1% 변하면 듀레이션이 10배로 늘어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얘기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계속되어온 저금리에서 벗어나면 금리 인상으로 이자 마진과 자산운용수익률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생명보험업계에서는 금리 인상 시 IMF(국제통화기금) 시대와 2000년대 초반에 연 6∼10%대의 고정금리로 판매했던 상품에 대한 역마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주 가운데 특히 보험주에 대한 관심이 제고 되어야 할 시점”이라며 “금리상승 시 생보사 > 손보사(은행) > 증권 순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50bps 상승 시 단기이익 증가율이 생보 13%, 은행 5%, 손보 2%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리 상승 후 2년차부터는 보험사의 신규/재투자자산이 높아진 금리로 repricing(재평가) 되면서 보험사의 수혜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금리 상승에 따른 RBC(지급여력) 하락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완화된 반면 신RBC제도 하에서의 보험리스크 부각은 투자수익률 등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 연구원은 생명보험사가 마진 위주의 상품전략으로 위험손해율 개선 사이클이 완만하나마 이어지고 손해보험사는 자보손해율 상승 압력을 장기위험손해율 개선으로 상쇄하면서 내년 손해율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보험업계에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는 채권 운용을 통해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고 역마진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수반되는 채권 가격 하락은 장부에 평가손실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자산운용수익률이 올라 보험사들에게 이익이 되기도 하지만 이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이 불가피하게 발생되면서 당장 손실은 아니라 하더라도 장부상으로는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되는 구조다.

보험회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높이려면 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늘려야 하는데 자본금을 적시에 확충하지 못하면 되레 자산운용에 제한을 겪게 된다.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에 적극 나서는 것도 금리 인상에 대비해 RBC 비율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는 측면도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