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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성급히 자본확충에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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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성급히 자본확충에 나서는 이유?

KDB생명보험, 산업은행에서 3000억원 수혈받기로… IRRS17 시행 앞두고 재무건전성 강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을 수혈받기로 했다. 사진=KDB생명보험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KDB생명보험은 최근 산업은행으로부터 3000억원을 수혈받기로 했다. 사진=KDB생명보험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성급하게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KDB생명보험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KDB생명보험은 산업은행의 자금을 수혈받으면 올해 9월 말 현재 RBC(지급여력) 비율이 116.18%에서 160%대로 오르게 돼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5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을 가입자에게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100% 미만이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은 오는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의 건전성을 높여야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실적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실적만으로는 RBC 비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리기에는 벅차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생명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전체 보험회사 실적 개선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7조34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9% 증가했으나 이는 올해 1분기와 상반기 누적 증가율인 24.4%, 28.3%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오는 2021년부터 도입 예정인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해 보험사에 대한 재무 건전성 규제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보험부채 시가평가에 대비해 책임준비금 추가적립 방안 마련과 RBC 비율 산출기준 정교화 방안이 본격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제도에서 미래의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 산출방식을 2016년 말 할인율과 비교하여 2017년 말 95%, 2018년 말 92.5%, 2019년 말 87%로 적용할 예정이다.

보험기간의 장기계약 특성을 반영해 RBC 비율 산출에 적용되는 부채듀레이션 잔존만기 구간은 2030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변경으로 책임준비금 추가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위험액이 증가하면 RBC 비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및 자산-부채 만기구조를 감안한 초장기물 매입 이슈는 계속될 것”이라며 “IFRS17 제도하에서는 높은 요구자본이 필요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본격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보험사들이 올 한 해 동안 수조원이 넘는 자본확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은 내년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그간 4조4700여억원 규모에서 이번 KDB생명보험의 3000억원의 자본확충을 더하면 5조원 상당에 이르게 된다.

올해 보험사들의 이같은 자본확충 규모는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규모가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방안으로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주로 이용되어 왔다.

후순위채 발행은 하나생명 500억원, NH농협생명 5000억원, 현대해상 5000억원, DB손해보험 4990억원, 롯데손해보험 900억원, 현대라이프생명 77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자본조달 창구가 다양해졌는데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RBC 비율을 급속도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확충 했고 흥국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각각 350억원, 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해외에서 5억 달러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흥국생명도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후순위 자본증권등급 'Baa3'를 받아 5억 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5283억원과 218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주주 우선공모주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2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증권시장을 통해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후순위채 발행 위주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다양해지고 IFRS17 도입을 앞두고 빠른 속도의 자본확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