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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한·미 법인세율 역전…연평균 29.4조원의 GDP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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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한·미 법인세율 역전…연평균 29.4조원의 GDP 손실"

법인세부담 완화해 가계소득 증대와 기업 경쟁력 향상 도모해야

한·미 법인세율 역전에 따른 경제적 영향 (2018~2027년의 평균). 표=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한·미 법인세율 역전에 따른 경제적 영향 (2018~2027년의 평균). 표=한경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미국이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1%로 낮춘 반면 우리는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함으로써 한·미간의 법인세율이 역전됐다. 이에 따라 양국 간 법인세율 역전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와 가계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발간한 '한·미 간 법인세율 역전에 따른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법인세율이 역전되면 자본의 사용자 비용이 증가해 투자가 감소하고 자본이 유출되면서 우리나라의 GDP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1.7%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9.4조원에 달한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민간 투자가 감소하고 자본 유출이 확대되면서 투자는 연평균 4.9%씩 감소하고, 일자리는 연간 10만5000개씩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자본 스톡이 감소하고 실질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에 자본소득은 연간 1.9% 감소하고 근로소득이 연간 1.5%씩 감소해 가계 소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경연은 경제위기 때마다 경험했듯이 성장이 둔화되면 비숙련 노동자의 임금삭감과 해고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법인세율 인상도 소득 재분배에 도움이 안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수출은 연간 0.5% 감소하고 수입은 1.1% 감소해 무역수지 적자가 8.9% 개선되는데, 이와 같은 불황형 무역수지 개선효과는 소비자후생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미국으로 자본 쏠림현상이 발생해 향후 10년간 미국의 투자는 연평균 13.6% 증가하고, 고용은 연평균 81만 8000명 증가하고, GDP는 연평균 2.7%씩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법인세율이 하락하면 노동자 일인당 자본 비율이 증가해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고 임금이 상승하게 된다.
법인세 인하로 미국의 임금은 연평균 0.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경연은 임금상승과 고용증가는 가계소득 증가의 원인이 되고 소득재분배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연은 실제 미국의 수출은 연평균 0.1% 증가하고, 수입은 2.8% 증가해 무역수지가 9.3%나 악화되지만 고용과 생산은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세제 개편은 법인세율 인하뿐만 아니라 비과세감면 축소와 최저한세율 폐지, 영토주의 과세 체계로의 전환 등 세제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넓은 세원, 낮은 세율’과 세제의 단순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이와 정반대로 가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소득 재분배도 악화될 거라고 주장했다.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율 인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세율을 인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법인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세제개편을 서둘러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 폐지, R&D 투자세액공제 확대, 외국배당소득에 대한 과세조건 완화, 최저한세제 폐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