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박병원 경총 회장 "일자리 창출 위해 규제개혁 필요"

공유
0

박병원 경총 회장 "일자리 창출 위해 규제개혁 필요"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경총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경총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8일 신년사를 통해 “2018년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해 우리는 헌정사에 유례없는 조기 대선을 비롯해 북핵 리스크, 포항 지진, 한중 사드 갈등 등 경제 외적인 어려움이 중첩되는 속에서,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거시지표 면에서 경제가 호전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 면에서 보면 개선의 조짐이 없다”면서 “지난 11월 공식 청년실업률은 9.2%로 동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한 가운데, 취업준비생 등을 감안한 청년층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도 21.4%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다른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회장은 “일자리는 모름지기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생긴다”며 “또 기업은 경쟁력이 있을 때만 돈을 벌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지금 우리나라는 내수만 보면 거의 모든 산업이 공급과잉, 과당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문제를 수출로 해결해 오던 제조업에서 이제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하기에 이르렀다”며 “서비스산업의 혁신에서도 중국이 추격을 시작했고, 소위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전선에서는 처음부터 중국에 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를 자승자박하는 과잉규제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지금 허용되어 있는 사업들은 대부분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의 창업이나 투자는 제로 섬 게임이 되기 쉽고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지 못 했던 사업에서 투자를 일으켜야 고용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규제혁파 없이는 일자리 창출도 없다”면서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에도 규제개혁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직적인 노동시장 규제의 일차적 피해자는 미취업청년과 영세기업의 근로자들이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할 경우 초과근무를 많이 하는 근로자는 소득이 15.2% 감소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임금수준이 높지 않은 근로자들이 이런 소득 감소를 감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노동계의 용단을 기대했다.

경영자들을 향해서는 규제 완화 촉구를 호소했다. 법을 고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규제 완화부터라도 해 보자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해서도 법을 고치지 않고서라도 할 수 있는 일부터 경영자들의 실천을 당부했다.

박 회장은 “경직적 호봉제를 탈피하고 직무, 성과에 입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과 함께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상여금, 현물급여 비중을 늘려서 연봉 4000만원이 넘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자가 생기게 한 데는 경영자들도 책임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들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여금은 반드시 탄력적으로 지급하고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시장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음을 인지한 박 회장은 “노동 관련 법제를 다양한 근로제공의 방식에 따라 다양한 규율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면서 “업종별, 사업장별 특성이 반영되고 개별 근로자의 다양한 선택을 허용하는 근로계약제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현재 경총은 산업구조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걸 맞는 미래지향적인 노동법과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조사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디지털, 모바일 근로환경이 고도화됨에 따라 필요하게 될 합리적인 노동 법제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