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시설' 인식 공공임대주택, 오히려 주변 집값 상승요인...그 이유는?

기사입력 : 2018-01-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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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에 들어서는 삼각지 역세권 청년주택 조감도.
지역 집값을 전반적으로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며 ‘기피시설’로 치부되던 공공임대주택이 오히려 주변 집값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들어서는 용산역 부근 아파트 가격도 역시 크게 오르고 있다.

SH공사 도시연구원이 2006년 이후 서울에 공급된 재개발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시프트) 주택 주변 아파트의 실거래가(2015년7월~2016년6월)를 분석한 결과, 이들 단지 반경 500m 안에 있는 주택가격이 임대주택 건설 이후 평균 7.3%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임대가구 수가 늘어날수록 주택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가구가 100가구 증가할 때마다 가격이 0.7% 정도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평균적으로 재개발 임대는 245가구 이상, 국민임대는 789가구 이상 입주할 경우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중산층 수요자를 위한 임대주택인 시프트는 예외적으로 가구 수가 많아도 주택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이같은 주변 주택 가격 상승요인은 "임대주택 공급으로 인한 개발규제 해제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영구원측은 진단했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임대주택 공급으로 인한 주변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LH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 2015년 말 입주한 삼전·내곡·천왕·강일 등 행복주택 4개 단지와 250m 이내 거리에 있는 아파트 가격을 분석한 결과, 행복주택 사업승인 이후 외부 지역의 아파트에 비해 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등이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들어서는 용산 삼각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은 이러한 연구결과에 더욱 힘을 싣는다.

지난해 11월 착공 예정이었던 삼각지 역세권 청년주택은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4개월이나 지연됐다. 대규모 이주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와 집값 하락 등이 주된 반발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달 3월 청년주택 착공 이후 인근 아파트 매매가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착공 전인 2월 전용면적 3.3㎡당 2494만원이던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2768만원까지 치솟았다. 전세가도 3.3㎡ 1600만원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100만원이 뛰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 상승은 청년주택 때문이라기보단 각종 개발호재 덕인 것 같다”면서도 “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건 결국 수요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준공이 떨어지면 주변 상권, 인프라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어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서울 전역 51곳에서 1만8682가구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사업인가 고시가 난 곳은 약 8000가구에 불과하다. 당초 지난해 공급 목표량인 1만5000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사업이 더디게 진행된 가장 큰 이유는 집값과 임대료 하락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때문이다. 서대문·마포구 등지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져 집행하기로 했던 250억원의 예산을 한 푼도 못 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등이 주변 집값을 떨어트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임대주택이 주변 집값을 떨어트린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한 건 행복주택 공급 때부터다. 주로 대학가 등 임대업자가 많은 지역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데 사실 임대주택이 공급된다고 해서 주변 임대업자들을 몰아내는 구축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의 경우 올해 입주물량이 많이 쏟아진다. 현 정부와 공공주도로 짓는 임대주택 아파트 공급보다는 입주물량 증가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이유는 집값 하락보다는 임대료 하락을 걱정하는 것”이라며 “대학교 기숙사 건립을 인근 원룸 임대업자들이 반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장은 시장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수요가 꾸준한 곳은 다시 안정세를 찾게 돼 있다. 오히려 인프라가 좋아져 기존보다 임대료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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