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립일은 3월 22일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창립 80주년 행사 때 ‘제3의 창업’을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핵심은 ‘신경영’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이병철 선대 회장의 삼성 1.0 시대는 1993년 종식됐다.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이전까지는 삼성 2.0 시대로 볼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그 기간은 2년여에 불과하다. 신입사원 채용은 3년 후 미래를 위한 준비다. 2년이라는 시간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의 총수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족한 시간이다. 지금부터 나아갈 방향성이 이 부회장이 구상한 큰 그림의 시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출소 뒤 이튿날부터 산업 환경 적응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현업 고위 임원들에게 경영 현안을 보고받는 등 경영일선으로의 복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독일을 시작으로 ‘릴레이 회의’를 진행한 것처럼 ‘릴레이 대면보고’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사업부문에서 첫 번째로 나서야할 분야는 ‘포스트 반도체’ 찾기다. 오는 2020년을 기점으로 반도체 호황이 꺾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3분의 2다. 현 사업구조상 반도체가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까지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는 등 신사업 창출에 매진했다. 그러나 1년이라는 구속기간 동안 삼성은 사실상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은 시장상황과 그간 갈고 닦은 반도체가 ‘대박’을 터뜨린 결과물이다. 당장 2~3년 후에도 현재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이 부회장의 최우선 과제다. 해외에선 국내 기업의 최대 리스크로 ‘총수’를 꼽는다. 이 부회장 부재 시 삼성전자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으로 복귀한 올해 성적표가 저조하다면 해외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