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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골든브릿지증권 안은 텍셀네트컴, '빛 좋은 개살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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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골든브릿지증권 안은 텍셀네트컴, '빛 좋은 개살구 '우려

"종합금융그룹 도약"… 사실상 주식담보대출 사업확대 목적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텍셀네트컴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인수 결정에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수년간 부실 증권사로 낙인 찍혀온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실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목적이 투자은행이나 기업금융 진출이 아닌 주식담보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증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텍셀네트컴이 적은 자본으로 증권업에 진출하기 위해, 기피 대상인 골든브릿지 증권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텍셀네트컴 관계자는 22일 "종합금융그룹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증권 라이선스가 필요한 상황이었다"이라며 "저축은행 사업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증권사를 420억원에 매입했을 뿐"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텍셀네트컴은 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이지만 금융서비스, 정보통신, 전산프로그램운용, 조선자동화설비 등에 이어 사업군을 다각화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바이오신약사업에도 진출했다.

특히 금융업 진출이 성과를 보였다.저축은행 매출은 무려 78%에 달한다. 계열사인 세종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은 각각 업계 1, 2위를 차지했다. 고금리 대출 사업 분야에서 탄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 저축은행의 담보대출은 50% 가량이 주식담보대출 차지하고 있다"며 "훗날 골든브릿지증권을 통해 주식담보대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닐 것"고 관측했다.

◇증권업 진출도 좋지만…부실 증권사 인수 부담 우려


그러나 부실기업과의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감 만만치 않다. 골든브릿지증권은 4년 전부터 매물로 나왔지만, 재정상 적자 기조가 지속되면서 새주인을 찾는데 난항을 겪어왔다. 아울러 노조와의 갈등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2~2013년 사이엔 586일이라는 금융계 최장기 파업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1954년 대유증권을 모태로 인수합병을 거듭해오다가 2005년 골든브릿지금융그룹에 흡수합병됐다. 당시에도 골든브릿지증권은 외국계 투기자본이 철수하면서 청산 직전에 달한 상태였지만 이상준 골든브릿지그룹 회장이 팔을 걷어부쳤다.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투자은행(IB)에 특화전략 펴는 등 각종 돌파구 마련을 통해 2006년엔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내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잦은 노사갈등에 불안정한 경영 행보를 이어가면서 2009년, 2010년, 2015년을 제외하고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다. 최대주주는 유상감자 등으로 자본금을 회수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연결 제무제표 기준 30억3781만원의 영업손실과 13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차입금에 만년 영업적자인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라며 "이미 골든브릿지가 소생시키는데 실패한 기업을 통해 증권업 진출을 단행하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이번 텍셀네트컴의 경영권 인수에 손을 들어줄 지도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텍셀네트컴은 최대주주인 유주원 대표가 2016년 세종저축은행 대표직을 지날때 대출 규정 위반으로 '문책경고'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종상호저축은행이 한 차주에게 자기자본의 16.7%(34억원)을 초과한 40억원 가량을 대출해 준 사항이 적발된 것이다.

텍셀네트컴 관계자는 "과거 금융당국의 제재는 취득 지분 일부에 담보가 설정돼 있었다"며 "지분 취득을 순차적으로 하기 위한 계획이었기에 심사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텍셀네트컴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골든브릿지 경영계획의 타당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