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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골드러시와 암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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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골드러시와 암호화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암호화폐(가상화폐) 열풍을 보고 있으면 ‘골드러시’가 떠오른다.

시장은 대부분 튤립 파동이나, 남해거품, IT버블 등과 비교한다. 특히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과열 투기현상인 튤립 투기 파동 사건을 가져와 암호화폐 열풍 또한 다르지 않다며 역설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기자는 버블보다는 골드러시가 더 비슷하다고 본다. 골드러시는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금이 발견되며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수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었던 현상을 말한다. 금광을 발견해 떼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지고 너도 나도 캘리포니아로 몰려갔다. 백과사전에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약 10만명이 이주한 것으로 기술됐다.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는 성공하지 못했다.

최초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종종 디지털세계의 금이라 불린다. 비트코인은 발행을 위해 채굴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소수의 사람은 분명 돈을 벌었다. 지금 이 순간도 비트코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새로운 금’을 찾기 위해 다수의 사람이 가치를 짐작키 힘든 새로운 암호화폐를 사들이고, 팔아치우고 있다.

골드러시 당시 금을 채굴하는데 성공해 일확천금의 꿈을 이룬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오히려 금을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필품 판매에 나선 상인이야 말로 부를 쌓았다고 전해진다. 청바지의 시초인 리바이스도 당시 광부들이 원하는 ‘튼튼한 작업복’을 만들다 탄생한 물건이다.

최근 우지한 비트메인 CEO가 제조한 채굴 주문형반도체(ASIC)를 살펴보며 골드러시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우지한 대표는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풀과 채굴장을 운영하고, 가장 높은 성능의 채굴 ASIC를 만들고 있다. 그는 채굴 뿐만 아니라 채굴을 위한 도구를 만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돈을 벌고 있다.

암호화폐가 골드러시와 완전히 같다고 보긴 어렵다. 금은 오래전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가치에 대한 논란부터가 첨예하다. 암호화폐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자산가치는 0 아니면 1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어떠한 가치를 획득하거나, 아니면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논리다.

골드러시는 19세기의 미국에 ‘캘리포니아’주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부를 가진 지역은 캘리포니아로 알려졌다. 골드러시 하나만 가지고 지역의 부를 설명할수는 없다. 허나 최소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발전시키는데 밑거름이 됐음은 분명하다. 캐나다에서 비슷한 시기 벌어진 골드러시 또한 도시를 성장시키고 활성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암호화폐는 한순간의 거품으로 사라질까. 아니면 어떤식으로건 실물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은 쉬이 풀리지 않는다. '토큰 이코노미'조차도 여전히 실용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일단은 지켜볼 일이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