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김흥국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었다는 A씨는 14일 방송된 MBN '8뉴스'에서 김주하 앵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미투(me too)' 운동이 번지면서 용기를 냈다는 그는 "1년 넘은 얘기를 왜 꺼내냐고 해서 말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미투 운동을 보니까 10여 년 전의 일도 화두가 되더라. 내가 겪은 일은 그렇게 오래된 게 아닌 걸 깨달았다"고 입을 열게 된 배경을 밝혔다.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김흥국의 반박 인터뷰에 대해서는 "그 날 방의 구조와 식당의 위치까지 다 그릴 수 있다"며 "내 기억이 있는데 없던 일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음은 A씨와 MBN 김주하 앵커 인터뷰 전문.
# 어려운 걸음, 어려운 결심 해주셔서 감사하다. 리포트 봐서는 장소가 다른 것 같다. 한번이 아니었나.
두 번이었다.
한 달 못 된 것 같다.
# 한번 그런 일이 있으면 항의를 안했나. 왜 두 번째 일이 또 터졌나.
항의는 했지만 항상 불교 얘기를 했다. 그분도 저도 불교를 종교를 갖고 있는데 저한테 '보살님'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녀 관계라기보다는 서로 사업적으로 도울 수 있고 가끔 술도 먹고 식사도 할 수 있지 않냐. 그게 세뇌가 됐던 것 같다.
두 번째 자리에는 응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 의도로 부르신 건 아니었고 다른 분들이 다 계시다고 해서 갔다. 혼자 계시다고 했으면 가지 않았을 거다.
# 첫 번째도 혼자 계신 게 아니었지 않나
첫 번째는 갈 수밖에 없었던 게 최초 소개를 받을 때 목동 방송국 근처에서 간단히 식사만 했고, 두 번째에도 목동 방송국으로 오라고 해서 간단히 식사만 하는 줄 알았다. 차로 많은 시간 이동할 줄 몰랐다. 이동하면서 어디에 가냐고 여쭤봤지만 '좋은 곳'이라고만 말해서 답답했다. 밤에 이동한 거라 길을 잘 모르겠더라.
# 첫 번째 그런 일이 있고나서 항의를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2차 피해가 또 있었단 얘기인가. 그러면 첫 번째 그 일을 당한 게 만난 지 얼마나 됐을 때 인가.
두 번째다.
# 또 한 가지 조금 이해가 안되는 게, 두 번째 만난 사람과 마시다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셨다. 그게 조금 이해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 자리에는 모두 김흥국씨 지인들이었고, 아는 식당에서 식당문을 닫고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는데 술잔이 돌아가면서 제가 술을 못 먹겠다고 하니까 술을 원샷하지 않으면 대화를 안하고 원샷 하기만 기다리니까 부담감이 있었다. 최대한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마지막에 담금주를 식당 주인이 줬다. 그걸 먹고는 기억이 안난다.
# 아까 인터뷰에서 김흥국 씨가 내려놓으라고 했다는데 무슨 뜻인가.
이런 분노의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 피해자가 분노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나
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처음 관계를 갑작스레 당했을 때 생리기간이었다. 식사 자리인줄 알고 먼 거리 이동할 줄 몰랐고 게다가 생리기간까지라고 얘기를 드렸다. 근데 들으려고 하지 않으신다. 왜 지난 일을 꺼내냐. 뭘 확인하려고 하냐. 뒤에 누가 조종하냐. 그렇게까지 얘기하시고 그런 카톡내용도 있다.
# 사과를 요구했으나 사과는 안했나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하셨다. 술 먹고 서로 좋아서 한 거고 정신을 잃었다고 계속 말씀드렸는데 그건 믿지 않았다. 거짓말 같다고 했다.
# 마치 피해자가 좋아서 한 것처럼 몰아갔다? 당연히 고소도 하면 안된다?
김흥국씨 얘기로는 오래전 얘기를 자꾸 꺼낸다. 1년 넘은 얘기를 왜 꺼내냐고 해서 그게 얘기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미투운동 일어나는걸 보니까 10여 년 전 일도 화두가 되고 해서 제가 겪은 일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닌 걸 깨달았다.
# 저희가 김흥국씨에게 확인했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2년 전 잠깐 술만 한잔 한거다. 술자리에서 술마신 게 죄라면 죄다. 측근을 통해 이렇게 얘기했다.
그날의 상황과 느낌을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후부터는 얘기를 못하지만 새벽에 머리아파서 깼을 때 제 옆에 김흥국씨 누워있고 침대 시트에 피가 낭자한 것과 그 방의 구조, 식당의 위치 다 그릴 수 있다. 제가 이렇게 기억하는데 없던 일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현경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