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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벤처투자 과잉유동성 ‘거품’ 우려…정책적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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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벤처투자 과잉유동성 ‘거품’ 우려…정책적 대비 필요”

- 신규 벤처투자는 증가하는데, 벤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은 하락세

연도별 벤처캐피탈 신규투자. 표=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연도별 벤처캐피탈 신규투자. 표=한경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벤처투자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벤처실적은 하락하고 있어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거품’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민간 주도의 벤처생태계의 정착을 위해서는 M&A 활성화를 통한 회수시장 규모 확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정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한경연은 벤처 신규투자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10.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에서도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타난 결과로, 이 같은 정책방향은 시장참여자들에게 일관된 정책신호를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와 향후 벤처투자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데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벤처투자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 걸맞은 기업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살펴보면 벤처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개년(2012~2016) 벤처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 15.8%에서 2016년 7.9%로 하락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7%(’12)에서 4.4%(’16)로 줄었다.

한경연은 또 중소·벤처기업군에 한계기업이 집중해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과잉유동성에 따른 부작용에 대비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상승이 지속되면서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벤처투자수익률을 상회할 경우 민간의 벤처투자가 급락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유동성 증가는 거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벤처투자 호조에도 불구하고 2017년도 회수금액도 전년보다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회수시장의 부진은 우리나라 벤처투자 활성화에 중요한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회수시장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라며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회수시장 규모는 GDP 대비 0.06%에 불과하고 이는 벤처선진국 미국의 회수시장 규모인 GDP 대비 0.29% 수준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연구위원은 “벤처투자 회수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M&A 시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회수시장의 3%대에 불과한데 투자회수의 80% 이상이 M&A를 통해 이루어지는 미국과 극명하게 대비된다”라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회수시장 규모가 작은 데에는 M&A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정책의 초점도 M&A 활성화에 둬야 한다”면서 “벤처 M&A 시장에서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M&A 활성화에 장애가 되는 지주회사 규제, 금산분리 규제 등 각종 대기업집단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