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시내에서 최대 규모의 정자은행을 운영하는 베이징대학 제3의원은 4월 4일(현지 시간) 정자 제공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메시지 앱 웨이신(微信, WeChat)의 공식 계정에 올린 공지사항에서 정자 제공 조건으로 "유전성 질환 및 감염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이외에 "건전한 사상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롭게 제시했다.
다만, 정자와 전반적인 건강을 체크하는 두 차례의 검사에 합격한 제공자는 5500위안(약 93만원)을 지불한다고 적혀 있었지만, 제공자가 정치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정하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국내에서 운영되는 정자은행은 23개소뿐이라 대부분은 정자 제공자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 정자은행의 제공 조건에는 이번 베이징대학에서 제시한 공산당에 충성이라는 항목을 찾아볼 수 없다.
베이징대학 제3의원의 캠페인이 대륙 내에서 논란이 일면서 위챗과 웨이보 등 소셜 미디어상에서 "애당심은 정자에서 비롯된다", "그들은(병원)은 생물학을 배우지 못했을까. 획득 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는 등 비아냥 섞인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결국 "중국 공산당에 충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포함한 베이징대학 제3의원의 인터넷 게시물은 6일 밤에 삭제됐다. 하지만 캠페인 자체는 5월말까지 지속될 계획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