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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쇼크①]니켈·코발트 두 자릿수 급등… 업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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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쇼크①]니켈·코발트 두 자릿수 급등… 업계 '시름'

-니켈 t당 1만5000달러 돌파, 코발트 26% 급등
-LG화학·삼성SDI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 설립 나서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이미지 확대보기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니켈 가격은 3년 만에 최고치를 쐈다. 코발트 가격은 1분기에만 26% 급등했다.

이에 니켈과 코발트를 원재료로 쓰는 배터리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수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원재료 값의 인상분을 마냥 판매가에 전가시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니켈 3년 만에 최고치


니켈 가격은 t당 1만5105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프=한국광물자원공사.이미지 확대보기
니켈 가격은 t당 1만5105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프=한국광물자원공사.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 니켈 가격은 지난 19일 t당 1만51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최대치로 전일 대비 8.3% 상승한 금액이다.

니켈 가격은 1분기에만 21% 급등했다. 지난 1월 3일 기준 니켈 가격은 t당 1만2465달러에 그쳤었다.

니켈 가격 급등의 기폭제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다. 세계 2위 니켈 생산업체인 러시아 노릴스크(Norilsk)사는 미국 제재의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공급 감소 우려는 커진 반면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니켈 수요가 이차 전지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작년 213만2000t에서 2022년 244만4000t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리란 공포가 번지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이차 전지의 수요 확대는 코발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에너지트렌드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1분기 26% 상승해 ㎏당 95달러(10만1980원)에 거래됐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이차 전지 수요가 늘어난 데다 세계 최대 코발트 시장인 콩고 민주공화국이 광업법을 개정하면서 연초부터 가격이 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콩고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코발트 수출업체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세금이 오르면 판매 가격도 자연히 뛰게 된다.

◇ 수주 경쟁에 판가 인상 부담


국내 배터리 업계는 그간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시키는 방법으로 대응해왔다.

실제 올 1분기 원통형 배터리(3.2Ah 이상) 가격은 Wh당 평균 0.25달러로 전분기 대비 4.2% 올랐다. 폴리머 배터리(3.5Ah 이상)와 각형 배터리(4Ah 이상)도 Wh당 전분기 대비 각각 2.9%, 4% 상승했다.

하지만 수주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값의 상승분이 언제까지 판매 가격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전지 업체 CATL, 코발트 생산업체인 스위스 글렌코어와 삼각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례는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 계약의 핵심 조건으로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 여부를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값을 판매 가격의 변수로 두긴 하지만 마냥 고객사들에게 인상분을 전가하는 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업계도 광산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11일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와 포스코는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만들 예정이며, SK이노베이션은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M)로부터 황산 코발트·황산 니켈을 공급받기로 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