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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로봇기업 '안전펜스' 없는 '협동로봇' 생산 박차… 인수.제휴로 세계시장 선도 유럽 팀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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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로봇기업 '안전펜스' 없는 '협동로봇' 생산 박차… 인수.제휴로 세계시장 선도 유럽 팀에 대응

일본 화낙 로봇 없이 삼성과 애플도 스마트폰 생산 어려워

최근 일본 주요 로봇 업체들이 협동로봇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화낙 로봇 라인업. 자료=화낙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일본 주요 로봇 업체들이 협동로봇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화낙 로봇 라인업. 자료=화낙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최근 금속 고정밀 절삭 분야 최고 업체로 손꼽히는 '화낙(FANUC)' 등 일본 주요 로봇 업체들이 '안전 펜스'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 어울려 작업할 수 있는 '협동로봇'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 팀에 맞서기 위해 최근 인수와 제휴를 포함한 개발과 판매 체재를 강화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도입이 쉽고 용도도 다양하기 때문에 오는 2025년까지 시장이 10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동로봇은 사람과의 접촉을 감지하면 작동을 멈추거나 속도를 떨어뜨리고 안전을 확보한다. 자동차의 용접 등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에 비해 저렴한 반면 조작하기 쉽고 좁은 생산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화가 늦어진 중소기업 등에서도 앞다퉈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협동로봇 분야는 유럽 세력이 크게 앞서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BIS 리서치'에 따르면, 덴마크의 벤처 '유니버셜로봇(UR)'과 독일의 '쿠카로보틱스' 등이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유니버셜로봇은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해 거의 독점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3명의 로봇 연구자가 2005년에 설립한 UR는 2008년 말에 첫 번째 협동로봇을 선보인 후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대기업과 협력하면서 협동로봇의 안전 기준 책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장을 개척해 왔다.

독일 또한 스마트 공장 촉진 정책인 '인더스트리 4.0'을 배경으로 산업 로봇 대기업 쿠카로보틱스와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 등이 잇따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외 다른 유럽 팀도 비교적 일찍부터 협동로봇을 다루어 왔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일본 업체들이 조용히 협동로봇 시장을 탐하기 시작했으며, 어느새 그 세력이 유럽을 압도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점유율 확대보다는 기술 개발을 우선으로 추진하면서 로봇 시장에서도 그 존재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유럽 업체들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안전 펜스없이 사용되는 로봇의 모터 출력을 제한하고 있던 일본은 2013년 말 독자적인 규제가 완화되면서 협동로봇에 대한 개발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2015년 로봇 시장에 진입한 화낙은 올해 2월 협동로봇 벤처인 '라이프로보틱스'를 인수했으며,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는 협동 로봇시스템인 '석세서(Successor)'를 개발한 '가와사키중공업'은 사용하기 쉬운 프로그래밍의 표준화 등을 목적으로 스위스 ABB와 제휴했다. 또한 산업용 로봇업체인 '야스카와전기'도 지난해 협동로봇을 출시했으며, '미쓰비시'는 2019년 상반기 출시를 위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사용자 측의 반응도 뜨겁다. 점심식사 제조업체인 '딜리셔스쿡(deliciouscook)'은 치바현의 식품 공장에서 가와사키중공업의 협동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컨베이어에서 흘러나오는 포장된 주먹밥 5개를 동시에 잡고 출하 상자에 놓고 간다. 와카바야시 유타카 집행 임원은 "지금은 사람을 모집해도 좀처럼 잘 지원하지 않는다. 협동로봇을 본 순간 일손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2대째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화낙의 시장 점유율은 6~10%에 불과하고 그 외의 다른 일본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작은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화낙을 필두로 일본 로봇 업체들은 잇따라 새롭게 개발된 협동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도 화낙의 기계 없이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없을 정도이며,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도 화낙 로봇이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