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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라이벌 NH·한투, 고객유치 전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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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라이벌 NH·한투, 고객유치 전략 '눈길'

재원 투자처 회사채 등에 제한적
운용방식, 금리 설정 부문에서 판가름

자료=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올해 발행어음 사업 라이벌이 될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 사업을 허가받았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지 반면 만에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연내 1조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을 찍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IB의 핵심사업으로 자기자본의 2배를 조달할 수 있다. 개인과 법인 고객 모두 손쉽게 증권사를 통해 예치할 수 있고 가입과 동시에 금리가 확정된다는 점에서 정기예금과 비슷한 성격을 띤다.

어떤 회사에서 발행어음을 판매하든 상품 자체의 성격이 크게 다르진 않기 때문에 결국 사업자 간 승패는 금리(수익률)에 달린 셈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는 발행어음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30%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수익률을 판가름할 발행어음 상품 금리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지만 후발 주자로 나선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2.4% 이상 수준일 것"이라며 "경쟁사가 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금리를 포함해 은행권의 예금 금리를 모두 고려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 18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41개의 평균 금리는 연 1.75%, 인터넷 전문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연 1.68∼2.25% 수준이다.

더욱이 발행한도도 NH투자증권 9조6000억원(자기자본 4조7861억원)이 한국투자증권 8조4314억원(자기자본 4조2157억원)을 1조원가량 앞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팽팽한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527억원, 올해 1분기 2조2756억원 등 5개월도 채 안돼 3조원 이상을 판매하는 등 초반 기세가 무섭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예상 운용수익률은 3.1~3.5%선. NH투자증권 또한 각종 운용 규제가 적용되는 발행어음 특성에 따라 범위를 크게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슷한 수준의 운용전략이라면 5개월 앞선 한국투자증권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초대형IB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재원의 사용 범위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보통 기업금융에 수신자금의 50%를 무조건 투자해야 하는데 초기에는 거래규모가 크고 수익이 안정적인 회사채, CP, 기업대출 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도 현재까지 기업금융의 상당량을 BBB급 회사채에만 주로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나머지 포트폴리오인 부동산(30%), 유동성자산(20%)이 운용 수익 희비를 가를 것으로 관측한다. 수익률은 대략 기업금융 3%, 부동산 4.5%, 유동성자산 1.5%로 추정되는데 후발주자인 NH투자증권이 부동산으로 잭팟을 터뜨린다면 언제든지 역전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정 규모를 갖춘 후에는 기업금융 투자 확대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벤처캐피털, 메자닌 등 운용 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부동산 비중은 유동성 등을 고려해 20% 이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운용 측면에서 차별화를 두기 위해 신용등급 A 미만, BBB+수준의 기업에도 투자하겠다"며 "자체적인 크레딧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 모험자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업무는 올해 당장의 이익 기여도는 크지 않겠지만 미래 신규 수익원으로 긍정적"이라며 "투자수익률은 3.1~3.2%가량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