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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발행어음 2라운드…KB증권 특판RP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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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발행어음 2라운드…KB증권 특판RP로 맞불

미국금리인상 단행, 수익률 촉각
“묻지마 금리경쟁없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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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 업무 허가를 받으며 발행어음시장이 양강 구도로 달라졌다. 발행어음 진출을 추진 중인 후발사업자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제3호 발행어음사업자 신청을 검토 중인 KB증권은 이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특판RP를 잇달아 판매하는 등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NH투자증권 인가 승인, 발행어음시장 경쟁체제로 전환


발행어음시장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 승인을 받으며 발행어음시장이 독점에서 경쟁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1월 처음으로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1호 사업자로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시장의 평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행어음은 2.5조원 발행됐고, 실질 NIM(순이자마진)은 1.5%를 기록하는 등 안착에 성공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연말까지 5조원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Upselling(상품가입 유도)효과를 감안하면, 연간 350억~500억원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당국으로부터 인가 승인을 받으며 2호 사업자로 발행어음시장에 합류했다. 이미 준비된 발행어음 사업자라는 평이다.

초대형 IB관련 규제 변화 대응 차원에서 지난 2016년 12월부터 CFO 직속 TFT를 설치했으며 작년 6월에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 및 운용을 담당할 전담부서(전략투자운용부)를 당사 전략투자본부 아래 신설하는 등 내부 시스템 및 조직의 정비를 마무리했다.

관건은 발행어음의 금리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성공에는 어느 정도 운도 뒤따랐다. 당시 내놓은 발행어음 1년 수익률은 연2.3%. 금리인상 초기로 이 수준의 금리는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2호 사업자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시장금리도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정기예금 특판금리도 연2%대로 발행어음의 금리 경쟁력은 퇴색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이 어느 선에서 발행어음 수익률을 책정할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금리경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발행어음 금리는 현재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신용등급이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AA+인 점과 동일한 등급의 회사채 1년물 금리 등을 감안해 책정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측은 “발행어음은 고객별(개인·법인), 기간별(수시물·기간물)로 나누어 비중을 관리하되 고객 입장에서 거래 목적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차별된 고객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 판매 목표는 3개월 내 1조원, 연말까지 1.5조원까지며 시장 수요 및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잔고를 유지할 계획이다.

◇발행어음 수익률 연2.3% 플러스 알파 관건…금리경쟁 아니다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수익률을 어느 선에서 책정할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KB증권이 특판RP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증권은 14일부터 신규 및 휴면 고객(1년 이상, 잔액 10만원 미만) 대상 ‘특판 RP’2차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특판RP’는 가입일로부터 3개월(세전 91일물)간, 개인 연 3.0%, 법인 연 2.3%의 금리혜택을 제공하며 3개월 이후에는 해당 시점 수시 RP금리가 적용된다. 특판RP의 총한도는 5000억원이다. 순차적으로 판매중이며 지난달 24일 1차 판매된 1000억원 한도‘특판 RP’는 판매 25분만에 조기마감된 바 있다.

이번 판매분은 총 1500억원 한도로 개인 800억원, 법인 700억원을 선착순 판매하며 개인 1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 법인 1000만원 이상 50억원 이하로 매수 가능하다.

이번 특판RP가 발행어음보다 금리가 높아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승인에 따른 발행어음시장 확대 견제를 위해서 대규모특판 RP판매에 나섰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마진 위험에 노출된 특판RP를 5000억원 대규모로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발행어음 시장의 확대 시 신규고객 창출 제약과 기존 고객 이탈 등 복합적으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B증권의 경우 발행어음 인가까지 남은 기간이 일러도 반년 안팎으로 그동안 발행어음시장에서 공백이 불가피하다.

KB증권은 지난 2016년 5월 26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 달간 랩어카운트 부문(자산종합관리계좌)에서 영업정지를 받았다. 징계가 끝나는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하는 이달 27일이면 금융당국의 제재효력이 없어진다. 때문에 KB증권은 6월 제재가 풀리면 3·4분기 중으로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 이르면 하반기 발행어음 상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발행어음 견제 시각에 대해 KB증권은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다른 회사 발행어음과 전혀 상관없다”며 “특판RP는 계속 판매해 왔다”고 말했다.

금리경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고객들에게 더 많은 상품을 제공하는 게 목적으로 특판RP로 수익을 보자는 것이 아니다”며 “신규고객을 창출해서 이들에게 다른 상품도 제공하고 고객을 점점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판RP와 발행어음은 상품구조가 달라 견제구도로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채권전문가는 "특판RP가 운용마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금리경쟁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며 “특판RP가 발행어음보다 역마진 부담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