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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RBC비율 발등의 불…새판짜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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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RBC비율 발등의 불…새판짜기 올인

1분기 RBC비율 생보사·손보사 모두 하락
RBC비율 200% 이하 일부 보험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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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감원, KB증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보험사 RBC비율 주의보가 발령됐다. 권고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나 금리 변동성 확대 등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후순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 RBC비율 하락폭,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깊어…불확실성 확대


보험사의 RBC비율이 흔들리고 있다.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은 보험회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지급여력(RBC) 비율은 보험권역에 적용되는 자기자본 규제 제도로 보험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 발생시에도 보험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외에 추가로 순자산을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999년부터 운용중이던 EU(유럽연합)방식의 단순한 지급여력 제도를 전면 개편하여 2009년 RBC제도를 도입했으며 2년 간 시범 운용 후 2011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RBC비율은 3월 말 기준 249.9%로 지난해 12월 말(257.9%) 대비 8.0%p 떨어졌다.

RBC비율의 감소는 생보사 쪽에 더 쏠렸다. 실제 하락 폭은 생보사 9.4%p(267.6→258.2%), 손보사 4.9%p(238.6→233.7%)로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2배 가까이 더 깊었다.

단 비율로 보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보험업법상 RBC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생보사, 손보사 모두 통틀어 RBC평균비율은 249.9%로 보험금 지급 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 100%를 크게 웃돌며 안정권이다.

문제는 가용자본이 줄며 요구자본은 늘어 RBC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도 뒤따른다는 사실이다.

가용자본은 보험회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이다. 보험사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시현(2.1조원)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 감소(4.4조원) 등으로 가용자본이 3.2조원 줄었다.

반면 보험회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은 증가세다. 요구자본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위험액이 약 0.2조원 감소했으나 신용위험액이 0.4조원 늘며 전체적으로 요구자본은 약 0.3조원 증가했다. 금리 변동성이 ‘가용자본 축소’ ‘요구자본 증가’로 확대되며 RBC비율도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RBC비율의 불안 요소가 확대되며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RBC비율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보험회사는 자본 확충 및 위기상황 분석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의 규제 도에 따라 희비, 후순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대응


RBC비율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 보험사들은 크게 금리 민감도 완화, 자본확충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먼저 금리 민감도 완화다. 금리 민감도는 삼성생명, DB생명, 현대해상, 한화손보, 삼성화재 등이 높은 반면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 변동에 민감한 생보사를 중심으로 금리 민감도 완화 노력이 이뤄졌다. 실제 한화생명, DB생명은 보유 금융자산 계정 재분류 및 금리 노출 익스포저 축소 등으로 적극적으로 금리 민감도를 낮췄다.

자본확충도 RBC비율 제고의 돌파구다. RBC비율을 상향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후순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부분 RBC비율이 200%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들 중심으로 올해 후순위채권을 신한생명 2000억원, 메리츠화재 1000억원, DB생명 800억원, 롯데손보 600억원 등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한화생명 1000억원, 현대라이프 600억원, KDB생명 2000억원(2억달러)이다.

전혜연 KB증권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만기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되나 발행 금리가 후순위채 대비 높아 보험사들은 주로 후순위채를 통해 비율 제고 노력을 해왔다”며 “단 후순위채는 잔존만기가 5년 이내되면 매년 자본인정금액에서 20%씩 차감돼 향후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보험사들이 RBC비율 제고에 나서고 있으나 변수는 당국의 규제 적용 수위다. 시행 예정인 신RBC와 IFRS17을 타이트하게 적용할 경우 원점에서 재무안정성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도 RBC비율이 200% 이하인 보험사들의 자산 합계는 259조원으로 금융당국이 신RBC와 IFRS17(국제회계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이들 중 상당수가 권장 RBC비율의 최소치인 150% 아래로 내려간다. 특히 생보사는 부채 시가 평가 부담이 심각해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체계를 무리하게 가져가면 재무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