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시민단체, ‘기무사’...“해체에 버금가는 전면 개혁”·“책임자 엄중처벌” 촉구

한국당, “기무사 문건까지 들먹이며 적폐 몰이” 비판

기사입력 : 2018-07-1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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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 전경
여야 정치권은 ‘군 정치개입’, ‘민간인 사찰’ 등을 주도해 온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에 대해 해체에 버금가는 전면 개혁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촛불 시민들을 대상으로 기무사가 위수령과 계엄령을 모의한 행위는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위협한 행위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청문회도 열어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내고 책임자를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지난 2016년 11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고 말해, 처음 ‘계엄령 준비설’을 제기했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8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무사가 촛불집회 때 위수령·계엄령 시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왔다”며 “국회가 구성되면 국방위와 운영위에서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가담자에 대한 처벌까지도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국군 기무사가 촛불집회에 총부리를 겨눌 계획을 세웠다니,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기무사는 당장 해체하거나 해체에 버금가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9일 오전 상무위 모두발언에서 “서울 도심에 특정부대를 배치하고 정부기관을 장악하고, SNS를 통제하는 등 구체적 계획까지 세웠다는 점”에서 “과거 전두환 보안사령부가 획책한 12.12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은 앞으로 기무사 해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기무사가 촛불집회 때 위수령·계엄령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기무사 흔들기’ 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거세게 반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탄핵 울궈먹기에 나선 문재인 정권이 이제는 기무사 문건까지 들먹이며 적폐 몰이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행은 “기무사 문건 어딜 보아도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쿠데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며 “기무사의 은밀한 문건이 난데없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배경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보기관인 기무사의 경우 국방부 장관을 정책적으로 보조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며 “기무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침소봉대식 쿠데타 음모론”이라고 일갈했다.

지난 5일 국방위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지난 6일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인 지난해 3월 기무사가 작성했다는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둔 지난해 3월 초 당시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한민구 국방장관에 보고한 문건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따르면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부터 2개월 간 국방부가 사실상 위수령에 해당하는 군 병력 투입을 수차례 논의했다’고 되어 있다.

위수령(대통령령 제17945호)이란?

1950년 3월 27일에 육군의 질서 및 군기유지, 군사시설물 보호목적으로 최초 제정되었다. 대통령의 명령만으로 치안 유지에 육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령이다. 계엄령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나 국회의 동의 없이도 발동이 가능하다.

박정희 대통령이 군부독재정권 유지에 근거법도 없이 발동했었다. 실제 1965년 한·일 협정 체결 반대 시위, 1971년 제7대 대통령 선거 부정 규탄 시위, 1979년 부마항쟁 시위 진압 시 발동된 바 있다.

국방부는 7월 4일 위수령 폐지안을 입법예고했다.

문건에서 기무사는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한 대규모 시위대가 청와대·헌법재판소에 점거를 시도하고, 일부 시위대가 경찰서에 난입해 방화·무기탈취를 시도하는 등 심각한 치안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무장병력 4800명, 특수전사령부 병력 1400명 등 계엄군을 서울 시내에 투입한다”고 계획했다.

국군기무사령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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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 상징


대한민국 국방부 직할 수사정보기관으로 군사에 관한 정보 수집 및 군사 보안 및 방첩, 범죄 수사를 목적으로 한다.

기무사는 1948년 5월 27일 창설된 조선경비대 육군정보국 ‘정보처 특별조사과’가 모체이다. 정부 수립이후인 1948년 11월에 조선경비대 특별조사대를 확대 개편하여 1949년 10월 육군 직할의 ‘특무부대(CIC)’가 창설되었다.

1977년 9월에 이르러서는 육군, 해군, 공군에서 제각기 흩어져 있던 것을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로 통합되어 3군의 첩보를 총괄하게 되었다. 신군부의 정권 장악 의도에 따라, 보안사는 1979년 12·12 군사 반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 등에 관여 하였다. 1991년 ‘국군기무사령부’로 개칭되었다.

시민사회단체도 9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기무사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기무사 해체를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 기록 기념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중공동행동, 416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헌법 파괴행위이고 친위 군사 쿠데타이며 내란음모”라면서 “국회 청문회, 국정조사, 특검 등 모든 법·제도를 활용해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한민구 전 국방장관·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 사건 책임자 및 관련자 모두를 엄중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 1700만 명이 참여한 촛불항쟁은 전 세계가 평화시위의 상징으로 보고 배우려고 했던 민주주의 축제 장”이었다며 “이를 두고 군은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80년 광주와 87년 6월 항쟁, 2016 박 전 대통령 퇴진 촛불 등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는 심화되어왔지만 기무사는 어두운 권력 뒤에 숨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법을 유린해왔다”며 “군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무사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기무사는 문건에서 “정치권이 가세한 촛불·태극기 집회 등 진보와 보수 세력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종북’으로 규정해 논란이 됐다.

기무사는 지난 5일 '자체 개혁안'을 내놓았다. 국방부도 기무사 자체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는 '국군기무사령부 개혁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방부는 8일 “기무사 개혁위원회에서는 기무사령부 본부 조직뿐 아니라 60단위 부대를 포함한 전 예하부대에 대한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60단위 기무부대는 600·601·608·613 부대 등으로 서울·인천·제주·청주·광주 등을 포함해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대령급 지휘부대다. 부대 전체의 요원 수는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각 지역 군 부대 내에 설치된 기무부대에 대한 지휘·감독, 군 지휘관 등에 대한 임명 전 신원조회, 탈북자 합동심문 참여 등을 맡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4천200명 수준인 기무사 인력을 1천500명 정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인 기무사령관의 계급을 소장으로 낮추고 9명인 기무사 장성 수를 줄이는 방안도 개혁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 기무사 명칭, 임무, 정치 개입 금지 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오는 19일 공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기존의 기무사 정보 업무를 방첩과 대테러로 제한하고, 민간인 사찰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이 달 중으로 발의키로 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군의 정치 관여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담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재영 기자 jaykim@g-enews.com 김재영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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