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르 하디 인도네시아 대사는 2017년 7월 한국에 부임했다. 한국에 오기 전 그는 LA주재 총영사였다. LA주재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은 LA 한인타운 안에 있고 한국의 LA 총영사관에서도 가깝다. 그만큼 하디 대사는 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먼저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한 지 45주년이 되며 속도의 빠르고 늦음은 있었지만 양국관계는 이미 정상궤도에 올라 있다고 평가했다. 2006년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국으로 선택했던 것은 그만큼 인도네시아를 중시하는 외교적 행보였고 '신남방정책'의 첫 걸음을 인도네시아에서 내딛게 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때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는데 이 '특별한 관계'야말로 양국의 민주주의, 개방적 경제정책, 그리고 사회정의 등 가치적 공통성, 그리고 지속적인 양국관계의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양국관계는 경공업 위주의 산업협력이 지금은 중화학공업 위주로 바뀌고 있다. 그 예로 가동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크라카타우 포스코'와 롯데케미칼의 예를 들었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분해시설(NCC)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위해 인도네시아로부터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실제 롯데케미칼의 구상대로 2019년 착공을 시작해 완공되면 100만t의 에틸렌 생산이 가능한 공장이 탄생하게 된다.
하디 대사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에 애정 어린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에서 기업을 하려 하는 한국 기업들은 "장기적 플랜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임금 인상 등 작은 일면만 보지 말고 인도네시아의 내수시장, 즉 "세계 4번째 규모의 인구에 의한 내수시장을 감안하고 장기적 계획을 세운다면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기업의 활로를 충분히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조리있고 충분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노련한 외교관으로서의 면모가 물씬 풍겼다. 그의 설명에 따라 인도네시아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인도네시아가 가진 잠재력은 곧 자원과 인구다. 한국이 가지지 못한 것들이다. 그런 면에서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힘을 합친다면 두나라의 미래는 대단히 밝을 것이다"라는 그의 주장이 가슴에 와닿았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무엇을 하든 인도네시아 그 자체를 보아달라"는 당부의 말로 하디 대사의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임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