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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매각, 지지부진…“추가로 진행된 사항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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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 매각, 지지부진…“추가로 진행된 사항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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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교보증권 매각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불씨는 있으나 여러모로 현실화되기에 낮은 상황이다. 단 변수도 있다. 매각가격이다. 과감히 가격을 높이는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기대가 현실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 최대주주, 지분의 지속보유·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 통상적 수준 검토


교보증권의 매각관련 공시가 지난 11일 나왔다. 지난 6월 매각설에 대한 미확정공시에 따른 재공시로 그간 매각상황 진전에 대해 구체적 답변이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론적으로 다른 내용이 없었다.

교보증권은 지난 11일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해 “교보생명에 문의한 바 지분관련하여 추가로 진행된 사항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보증권은 이와 관련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보험으로부터 지분의 지속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 통상적 수준에서 검토중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며 “진행사항을 지켜본 후 2018년 7월 11일까지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조회공시를 받은 매각설의 주요 내용은 우리은행의 인수설이다.

당시 우리은행, 교보생명 양측 모두 상대편이 인수를 먼저 제안했다며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엔 한술 더 떠 하나금융과 사모펀드운용사인 IMM PE가 교보증권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흘러나오는 등 교보증권 매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렇다고 매각설이 현실로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무엇보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 교보증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교보생명은 오는 2021년 IFRS17의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IFRS17은 국제보험회계기준으로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IFRS17가 시행될 경우 보험사 건전성 평가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락한다. 교보생명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5억달러의 해외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교보증권을 팔면 어떨까? 자본확충효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팔아도 매각차익이 크지 않은 탓이다.

교보생명 지난 1분기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지분가치는 원가법에 따라 2801억원으로 인식중이다. 원가법은 재고자산의 가치를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교보증권의 지분매입 당시 원가가 2801억원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매각가격은 얼마일까? 교보증권의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약 3297억원으로 교보생명의 지분(51.6%) 보유 가치는 1701억원정도다. 경영권 프리미엄 50%+알파를 감안하면 매각가는 2551억원~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서 형성된 가격매각시 실익없어…사이즈 약점으로 고매각가격 가능성 희박

이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대주주인 매각차익은 199억원에 불과하다. 이 수준이면 RBC비율개선효과는 거의 1%포인트 안팎으로 자본확충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얻는 실익은 거의 없다”며 “과거 증자 등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대주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손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뒤집을 변수도 있다. 바로 높은 매각가격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 대비 2배 이상 많은 7000억원 이상으로 형성될 경우다. 과거에도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의 매각가격으로 6500억원~7000억원을 희망한 전례가 있다.

걸림돌도 있다. 바로 크지 않은 사이즈다. 교보증권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은 8228억원에 달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3자원 이상 대형IB, 자가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에게 각각 기업신용공여, 발행어음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대형화를 유도하고 있다. 규모에 따라 사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교보증권의 낮은 사이즈는 인수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IB관계자는 “매각을 염두한 탓에 대주주가 교보증권 증자를 통한 대대적인 자본확충의 타이밍을 놓쳤다”며 “자본을 늘려 시장이 원하는 매물로 디자인해야 하는데, 대주주 입장에서는 그럴만한 의지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거처럼 매각가능성만 제기된 채 매각가격에 대한 눈치만 보면서 매각설은 흐지부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M&A 전문가는 "대주주입장에서는 높은 매각가격이 아니라면 팔 명분이나 실익도 없다"며 “인수자도 교보생명이 원하는 가격이면 사이즈가 큰 중대형사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매각가격에서 큰 반전이 없는한 매각설로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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