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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부메랑, 보험사 자본확충플랜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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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부메랑, 보험사 자본확충플랜 대수술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 5~6%대 급등
이자부담 증가로 국내채권발행으로 선회

자료=삼성증권
자료=삼성증권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자본확충의 발등의 불이 떨어진 보험사가 다시 암초를 만났다. 걸림돌은 바로 금리다. 미국금리인상 국면에 접어들며 주요 자본확충수단인 해외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크게 뛰었다. 조달금리상승로 이자부담이 커지며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후순위채나 국내채권발행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금리인상 단기적 악재, 장기적 호재… RBC(지급여력)비율에 악영향


악재일까? 호재일까? 최근 보험사들이 금리인상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리상승은 보통 보험 보험업계, 특히 생보사들에게 호재다. 이는 △이차역마진 개선 △변액보증준비금 적립금 감소/환입 △ 최저보증이율 부담 완화 등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다.

보험사들의 고민은 이 같은 금리인상의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금리상승으로 실적개선이 중장기적으로 전개되는 반면 당장은 즉각적인 채권평가손실로 연결된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현행 회계 아래 단기적으로 금리상승은 ‘금리상승→자본감소 → RBC(지급여력)비율하락 → 자본확충 및 ROE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6월 2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의 금융권 스트레스테스트에 결과에 따르면, 시중금리가 300bp 상승할 경우 오는 2019년말까지 RBC 비율이 153.4%p 하락하여, 상당수 보험회사의 자본비율이 감독기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적으로 떼놓고 보면 금리인상이 RBC비율하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Q16말 규제강화와 더불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90bp 급등하였을 당시 유니버스 종목의 평균 RBC 비율이 전분기 대비 69.9%p 급락하였음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인 수치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또한 최근 보험사들이 채권재분류를 단행하고 익스포져를 축소하고 있음에도, 대부분 금리 민감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2021년 1월 1일 시행되는 IFRS17(국제보험회계기준)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IFRS17는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으로 이 제도가 전면적으로 시행될 경우 보험사 건전성 평가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보험사들은 최근 후순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보험사의 자본확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신종발행자본증권이 대표적이다. 보험사들의 주요 자본확충수단인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상시발행이 허용되면서 발행규모도 급등했다. 지난해말 합산 발행규모는 전년대비 5.1배 증가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해외 쪽 신종자본증권을 선호하며 그 발행량은 전년대비 12배나 급증했다.

이는 대부분 보험사들이 이미 후순위채 발행이 한도에 도달한데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지닌 영구채로 자본인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순위채는 자기자본의 50%까지만 가용자본으로 인정되고, 잔존만기 5년 이하부터는 20%씩 차감되는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된다.

◇교보생명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 전면보류, 저이자 쪽으로 활로모색


하지만 최근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특히 해외 쪽 신종발행증권이 기피대상 1호로 떠올랐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10억달러 이내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JP모간, 노무라, UBS 등을 발행주관사로 선정한 뒤 이달중 발행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전면보류됐다.

예상 밖으로 상승한 발행금리 때문이다. 발행금리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연4% 중반이었으나 최근 5~6%대까지 급등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국 기준인상 금리기조가 본격화되며 가산금리도 급등했다”며 “이자부담이 커지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해외 쪽 신종발행증권이 기피대상 1호로 떠올랐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19일 이사회에서 10억달러 이내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JP모간, 노무라, UBS 등을 발행주관사로 선정한 뒤 이달중 발행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전면보류됐다.

동양생명은 앞서 지난 5월 21일 이사회에서 최대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동일한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한화손해보험는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하지만 금리상승부담으로 당초 해외에서 발행하려던 계획을 접고 국내로 눈을 돌렸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3일 공시를 통해 1900억원규의 국내 신종자본증권(무보증 후후순위사채)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행이율은 연 5.60%,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이다.

이에 따라 여타 보험사들도 해외 쪽 신종자본증권발행을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해상은 올해 3분기 중 최대 7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신한생명도 올해 하반기 중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검토중이나 금리인상으로 조달금리가 낮은 쪽으로 자금조달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존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에 변동은 없다”며 “하지만 비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지 않느냐”라며 다른 자본확충방법을 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