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간) 유럽 언론들은 마크 비쳐(Marc Bitzer) 월풀 북미지역 사장의 인터뷰를 직접 인용해 월풀의 패배를 보도했다.
마크 비쳐 사장은 지난 1월 한 인터뷰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이번 (관세부과) 조치는 월풀에 커다란 혜택이 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에 찬성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3월만 해도 25%의 관세 부과조치가 일부 품목에만 해당할 것이라는 마크 비쳐의 잘못된 예측 때문에 나왔다.
그러나 중국을 겨냥한 미국발 무역전쟁은 알루미늄, 철강 등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월풀의 제품에 들어가는 철강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다른 부품들까지 합하면 제조비가 60% 이상 더 들어가는 결과를 낳았다. 다시 말해 2018년 한 해에만 3억5000만 달러의 제조원가가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보다 5000만 달러 이상이 더 소요되고 있다.
이러한 참담한 결과에 월풀사의 주가는 2016년 11월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보다 무려 31%나 빠져 있다. 아무리 마크 버쳐라 해도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는 결국 "모든 것이 불명확해진 지금 상황에서 LG, 삼성 등과의 경쟁은 무의미하다"며 푸념했다.
미국 회사마저도 불평이 나오는 이번 무역전쟁의 승자가 누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월풀을 앞서간다면 보다 빨리 승패가 갈릴지도 모른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