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어제가 광복절인 바, 일본의 명치유신으로부터 일련의 개화 바람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일본이 어쨌든 여성에게 대학의 문호를 개방한 첫 해이기 때문에 일본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으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지난 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판결과 워마드 회원들의 태극기 집회 참여 소식을 접하며 우리나라의 여성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결국 워마드 회원들의 태극기 집회 참여는 집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집회 참석여부를 차치하더라도 지금이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한 분기점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특히나 운동권의 전유물이었던 페미니즘 운동이 반운동권의 선두에 서는 것이 거론될 정도로 사회가 바뀌고, 또 그만큼 혼란스러워졌다.
우려되는 것은 자칫 성평등이 극단주의적으로 치닫거나 일부 정치권을 이용하려고 하는 불순한 의도들 때문이다. 자신의 의사 표현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 사회의 반쪽들이 무슨 앙숙이라도 된 것처럼 싸우는 모습은 결코 정상적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비록 여성들에게 이미 105년 전부터 대학문호는 개방했지만 정작 일본이 여성들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부터다. 어쩌면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성평등과 차별의 논쟁이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격화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