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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70兆 굴리는 5대 은행… “알맹이 없이 변죽만으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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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70兆 굴리는 5대 은행… “알맹이 없이 변죽만으로 경쟁”

- 시중은행, 장기고객 유치 경쟁 치열
- 높은 수수료 지적에도 “인하 계획 없어”

왼쪽부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본점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글로벌이코노믹 석지헌 기자] 5대 시중은행들의 퇴직연금 수탁고가 7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장기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저조한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은행, 70조원 퇴직연금 굴려 고작 1%대 수익률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개인형 퇴직연금(IRP)·확정급여형 퇴직연금(DB) 판매 잔액은 지난 8월말 기준 총 69조476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말 11조3362억원에서 약 8년 만에 6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처럼 가파른 증가세는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연금 수익률은 기준금리(1.5%)으로 저조한 편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 은행들의 개인형IRP 상품 수익률은 연 평균 1.77%에 그쳤다. 이는 웬만한 정기예금 금리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7.3%)의 4분의 1도 안 된다. 수수료도 연간 0.26~0.29%로 낮은 편도 아니다.

◇‘알맹이’ 없이 ‘변죽’만으로 고객 유치 경쟁


수수료에 대한 고객들 불만이 이어지자, 금융감독원은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온 금융사들의 퇴직연금 수수료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은행들은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수수료 인하 계획 등을 검토하거나 논의하고 있지 않은 은행 측은 퇴직연금 수수료에는 상품 가입 설명이나 서류 작성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고정비가 있고 자산운용사에 맡겨 운용하면서 발생되는 수수료가 있어 더 낮출 순 없다는 것.

그럼에도 은행들은 퇴직연금 시장에 신규 고객 유입과 기존 고객 위한 경쟁에 한창이다. 특히 퇴직연금 수탁고 1위를 둘러싼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쟁이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를 출범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퇴직연금 전문 상담센터'와 별도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군을 특화한 것이다. 자산관리 및 수익률 관리를 위한 상품 만기안내, 운용상품 리밸런싱, 추천 포트폴리오 안내 등 가입자가 스스로 챙기기 어려운 부분을 1:1 맞춤 상담해준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기존 은행 영업일에만 가능했던 '개인형 IRP 신규'와 퇴직연금 '보유상품 변경' 업무를 모바일뱅킹에서 24시간 오픈한다.

고객들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해당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돼 퇴직연금 업무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해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다.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