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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경기 하강기, 중소·벤처에 대한 과도한 유동성 축소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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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경기 하강기, 중소·벤처에 대한 과도한 유동성 축소 대비해야”

- 중소·벤처기업, 특히 경기 하강기에 금융시장의 유동성 변화에 취약
- 충분한 경영정보 제공 등 기업 스스로 관계금융’강화에 노력할 필요

금융법인의 금융자산 증가율. 그래프=한경연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법인의 금융자산 증가율. 그래프=한경연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본격적인 경기 하강기에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과도한 유동성 축소로 혁신성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2일 ‘금융의 경기순응성 완화: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벤처기업은 금융의 경기순응성에 크게 노출


한경연은 벤처투자 자료와 은행의 대출자료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의 경기순응성(경기변동에 따른 유동성 변동)이 뚜렷이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금융의 경기순응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연은 특히 경기상승기의 유동성 증가보다는 경기하강기의 유동성 축소 규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나(비대칭적 경기순응성)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경기 하강기에 유동성 축소로 생존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경기상승기에 유동성이 많이 공급되면서 공격적 경영을 하다 경기하강기에 공격적 경영의 부작용이 부각됨과 동시에 유동성이 크게 축소되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의 경기순응성 그 자체로 부실기업의 퇴출이라는 구조조정의 순기능이 있다”면서 “경기순응성이 과도하게 작동할 경우 소위 흑자도산이 발생하면서 펀더멘틀이 좋은 기업도 일시적 경영환경 변화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벤처, 정보의 비대칭성 완화를 위해 ‘관계금융’ 강화 필요

또한, 한경연은 과도한 금융의 경기순응성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중소·벤처기업 스스로가 정보의 비대칭성 완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중소·벤처기업일수록 기업의 리스크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 스스로가 충분한 경영정보를 자금공급자에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경연은 또 공식 경영정보 외에 올바른 신용평가에 도움이 되는 비공식 정보 등 다양한 경영정보를 자금공급자에 제공함으로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금융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계금융을 통해 성과를 내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정책자금의 우선적 배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신용평가 능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의 경기순응성 완화를 위해 정책자금의 경기 역행적 운용 필요

한경연은 경기순응성 완화를 위해 정책자금을 경기 역행적(경기상승기에 축소, 경기 하강기에 확대)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 상승기에는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정책자금을 축소해도 상대적으로 유동성의 문제가 크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대신 경기 하강기에는 정책자금의 적극적 운용을 주장했다.

또한, 경기 역행적 자금운용으로 인해 경기 하강기에 발생할 수 있는 정책자금의 손실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 지원대상에 대한 평가 기능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