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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문정법조타운 ‘뱅뱅길’ 아시나요?…“뱅뱅 돌아가니 5분 거리가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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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문정법조타운 ‘뱅뱅길’ 아시나요?…“뱅뱅 돌아가니 5분 거리가 30분”

- 입주 기관·시민들, 교통 혼잡에 몸살… “진입로 없어 골목상권도 주춤”

지난12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건영아파트 앞 사거리. 출근시간이면 지하철 8호선 문정역 3번 출구 부터 건영아파트 사거리까지 우회전 차량들의 줄 서기가 시작된다. 정체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계속된다. 대부분은 문정지구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차량들이다.

문정도시개발지구에 입주 기관과 주민들이 매일 교통혼잡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을 비롯한 기관들이 입주한데다 오피스타운이 형성되면서 교통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입주기관과 주민들은 차량진입로를 개설해 교통혼잡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건영아파트 앞 사거리는 출근 차량 정체로 혼잡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 건영아파트 앞 사거리는 출근 차량 정체로 혼잡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을 비롯한 정부기관, 오피스빌딩이 문정지구로 이전하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방문객은 연간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오피스빌딩이 더 있는 만큼 앞으로 혼잡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시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문정지구 법조타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로에 차량진입로가 없어 건영아파트 앞 사거리를 우회해야 한다. 문정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갈 수 있지만 출근시간에 차량을 이용할 경우 20분이 넘게 소요된다. 정체가 심한 날은 30분까지 걸린다. 이 지역이 이른바 ‘뱅뱅길’로 불리는 이유다.

법조타운 내 직장을 다니는 박주희(27)씨는 “아침마다 이곳에서 허비하는 시간만 20분이 넘는다”면서 “중간에 진입로 하나만 있으면 3~5분 밖에 걸리지 않을 거리를 뱅뱅 돌아서 가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 상주하는 인원은 20만명에 달한다. 아직 입주가 덜 된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이 끝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현 시점보다 교통 혼잡이 더욱 커진다는 얘기다.

문정지구에 거주하는 정영모(36)씨는 “이곳에 위치한 마트를 자주 이용하는데 언제나 우회해야 하는 게 불편하다”면서 “근방에 마트는 여기 뿐이다. 앞으로 이들 지역 거주자가 더 많아지면 도로가 더욱 복잡해질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미 일부 주민들은 송파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최근에는 진입로 개설 신청을 위해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심지어 서울동부지방법원과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서울동부구치소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오피스 입주기업, 상인회 등도 차량 진입도로 개설 추진과 관련한 민원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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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관들은 지난 2014년 문정도시개발지구 내 보행자도로가 차량 진입도로로 바뀐 사례를 근거로 제시한다. 당시 서울시는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해 당초 보행자도로로 설계됐던 문정역 4번 출구 앞 진입로를 차량 진입도로로 변경했다.

인근 M부동산 관계자는 “법조타운 내에는 차도가 있지만 정작 대로에서 진입할 수 있는 차량진입로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차량 진입로가 생기면 혼잡도 일부 줄어들고 내부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파구청과 SH공사는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몇 건 있었지만 반대 민원도 있었다”면서 “도로상황, 교통영향평가 등 따질 게 많다. 또 아직 (문정지구가) 송파구청 쪽으로 이관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SH측과 논의할 부분도 있어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SH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된 보행자도로는 기술적으로 차량진입로 변경이 불가능한 곳”이라며 “폭이 좁은데다 회전을 위한 가각(도로 교차지점에서 교통을 원활히 하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도로모퉁이의 길이)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입로 개설 민원만큼 반대 민원도 쇄도하고 있다. 당초 보행자 친화 도시를 계획했기 때문에 차량 진입로로 변경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의 교통 혼잡은 녹지 조성 공사로 법원 건물 앞 도로 일부가 잠시 막혀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교통 상황이 원활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