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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조직 한방향 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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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조직 한방향 정렬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사장이 자기 스스로나 임원의 조직 장악력과 한방향 정렬(Alignment)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면 좋을까.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친목회 참석률로 경영 초기에 이를 평가했다. 물론 지금은 친목회 활동이 기업문화로 정착했기 때문에 더 이상 평가 요소가 아니긴 하지만 이 질문은 관리자의 조직 장악력과 조직 한방향 정렬을 평가하는 데 아주 좋은 질문이기도 하다.

당신이 관리자라면 스스로 자문해 보라 “내가 과연 회식 자리를 마련한다면 부하 직원 중 몇 퍼센트가 참석할까” 어떤 사람은 “현실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인데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젊은이들은 회식 좋아하지 않아요! 그건 지금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분이 있다. 그래서 “회식일정을 두 달쯤 뒤로 잡고, 회식 목적이 구성원의 단합과 회사 방침의 이해를 위한 자리라고 밝히고 100% 참석할 것을 요청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질문 했더니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고 바꿔 말한다.
물론 회식이 먹고 노는 자리라면 참석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관리자가 친목을 도모하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한군데 모으는 게 목적이라면 회식은 회사 행사가 된다는 점이다.

관리자의 존재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조직을 한방향 정렬 시키는 것이다. 방향이 정해지기 전에는 격렬한 토론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모든 구성원이 정해진 방향으로 전진하게 만드는 것이 관리자의 중요 역할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조직을 한방향 정렬 시킬 목적으로 친목회를 운영했다. 친목회를 통하여 회사를 위해 애쓰는 전 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교세라의 경영철학과 주요 사안을 공유하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의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상담학 관점에서 보면 화목한 대가족에서 자란 아이들은 정신적이나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산다. 화목한 대가족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의 엄격함에서 규율과 규범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으로 치유된다. 형제간에는 협력과 사회성은 물론 조직 적응력도 배운다. 때문에, 화목한 대가족 제도에서 자란 아이들은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화목한 대가족처럼 운영하면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런 점에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친목회 운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주요 사업장에 반드시 ‘친목회 용 방’을 만들었다. 이 방에서 직원들과 둥그렇게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함께 나눌 찌개 같은 것을 솔선수범하여 손수 끓여서 나눠주면서 큰 형님 같은 모습을 보인다. 리더가 회사를 가족처럼 생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교세라에서 시행하는 친목회는 보통 회사에서 시행하는 회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나모리 회장의 친목회 목적이 이를 잘 말해준다. 친목회의 목적은 ①경영철학을 조직에 정착시킨다. ②깊은 신뢰 관계에 바탕을 둔 강한 조직을 만든다. ③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의 방식, 업무 방식에 대해 자문자답하여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간다 ④회사를 위해 애쓰는 전 직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그들과 교세라의 경영철학과 주요 사안을 공유하는 자리다, 라고 했다.
이나모리 회장의 강연을 듣고 자기 회사에 도입을 시도한 일본의 한 중견기업 사장은 이나모리 회장을 만났을 때, 자기 회사에 친목회를 도입했지만 큰 저항에 부딪혔다. 영향력이 아주 큰 임원이 “사장님이 솔선수범하지 않는 가족 경영 주장은 이제 절대 하지 마십시오!”라고 반발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장 신뢰하는 임원이, 이를 들은 이나모리 회장은 “친목회는 직원에 대한 애정 표현의 장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계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중견기업 사장은 구성원들의 행복은 제쳐놓고 회사 이익을 위해서만 친목회를 이용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점을 강조한 질문이다.

이나모리 회장의 친목회는 이름은 친목회이지만 형태는 회의처럼 진행한다. 창업 초기 기업이라면 모를까 기존회사에 이런 친목회를 적용하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무엇보다도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전에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키는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 외에도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킨 사례는 많을 것이다. 국내 기업의 어떤 회장님께서는 기업 인수 후 매주 임원 워크숍을 실시하여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켰다고 한다. 잭 웰치는 크론토빌 연수원에서 700번이나 경영철학 전파 교육을 통하여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켰다고 한다.

기업은 반드시 자기 조직에 맞는 조직 한 방향 정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기업이 발전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천년기업가라면 ‘조직을 한 방향 정렬시키기 위한 경영철학과 제도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