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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역작' 코오롱바스프이노폼 POM 공장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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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역작' 코오롱바스프이노폼 POM 공장 완공

-2600억 투입 세계최대연 7만t 생산능력 갖춰
-연비·환경 규제 속 車 경량화 소재 성장

김영범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겸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대표이사,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라이마르 얀(Raimar Jahn) 바스프그룹 기능성 원료사업부문 총괄 사장, 이만우 한국바스프 스페셜티사업부문 사장 겸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 대표이사((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이미지 확대보기
김영범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 겸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대표이사,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 라이마르 얀(Raimar Jahn) 바스프그룹 기능성 원료사업부문 총괄 사장, 이만우 한국바스프 스페셜티사업부문 사장 겸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 대표이사((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공들여 세운 코오롱플라스틱과 독일 바스프의 합작사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이 경북 김천 폴리옥시메틸렌(POM) 공장을 마침내 완공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기존 공장과 합쳐 연 15만t의 POM 생산능력을 보유, 내년 800억원의 매출 신장 효과가 기대된다.

◇세계 최대 POM 공장 완공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코오롱플라스틱 김천공장 부지에 연 7만t의 POM 공장을 완공했다고 25일 밝혔다.

POM은 마찰·마모에 강하고 화학 반응에 손상이 적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금속 같은 강도를 유지하면서 그보다 훨씬 가벼워 자동차 부품과 전기전자제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 현재 세계 수요량의 42%가 차량용 연료 펌프와 안전벨트 등 자동차 주요 부품소재로 쓰인다.

양사는 2016년 4월 착공식을 기점으로 신규 POM 공장에 2600억원을 투자했다. 신설 공장은 연 7만t의 POM을 생산한다. 8만t 규모의 코오롱플라스틱 공장을 포함해 총 15만t이 생산된다. 단일 기준으론 세계 최대 생산라인이다.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는 50대 50인 합작사 지분 비율에 따라 생산량도 절반인 3만5000t씩 나눠 판매한다. 생산설비는 공유하면서 각 고객사 사양에 맞춘 차별화된 레시피를 적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코세탈®, 바스프는 울트라폼® 제품으로 판매한다. 바스프는 이번 합작 공장에서도 독일에서 생산하는 울트라폼의 물성과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 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하게 된다.

유석진 코오롱 대표이사는 “경쟁자이자 동반자였던 코오롱과 바스프가 힘을 합쳐 새 역사를 쓸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POM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웅열의 역제안… 합작사의 시작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의 POM 공장 준공에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역할이 컸다. 바스프는 지난 2014년 코오롱플라스틱에 연간 1만t씩 10년간 장기공급을 제안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바스프에 장기 공급을 하기엔 물량이 부족한 상황있다.

이에 이 회장은 바스프에 합작사 설립을 역제안했다. 당시 코오롱은 화학섬유사업 비중을 낮추고 자동차 소재와 전자재료 및 필름 등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었다.

첨단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바스프는 좋은 파트너였다. 바스프는 세계 최대의 종합화학회사로 화학, 플라스틱, 기능성 제품, 작물보호제품 및 원유와 천연가스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었다.

이 회장은 2015년 독일을 찾아 바스프와 협력을 논의했고, 이듬해 합작사를 세웠다. 라이마르 얀 바스프 그룹 기능성 원료 사업부문 총괄 사장은 이 회장과의 미팅을 회고하며 “양사의 조화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코오롱은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김영범 코오롱바스프이노폼 대표이사 겸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신뢰가 협업의 밑바탕이 됐다”며 “코오롱플라스틱은 공정 자체가 단순해 투자비가 적게 드는 강점이 있고, 바스프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좋은 환경·안전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시너지는 POM 공장 건설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POM 공정은 원료부터 제품생산까지 총 15단계로 이뤄져 365일 24시간 연속 돌아가야 한다. 공정 자체가 까다로워 생산이 쉽지 않다. 중국 POM 공장의 실제 가동률이 56% 수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오롱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량과 바스프의 ESH(환경·안전·보건) 역량이 합쳐져 최적의 프로세스를 설립할 수 있었다”며 “바스프와의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POM 수요, 2023년 160만t

코오롱바프스이노폼 POM 공장 전경. 사진=코오롱.이미지 확대보기
코오롱바프스이노폼 POM 공장 전경. 사진=코오롱.

코오롱플라스틱은 이번 공장 준공으로 내년도 8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규 POM 공장에서 3만5000t을 전량 판매해 600억원을, 현재 증설 중인 고점도 전용라인(생산량 1만t)에서 200억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올해 하반기에만 POM 공장 준공 효과로 400억원의 추가 매출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2622억원임을 고려하면 연간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코오롱플라스틱 관계자는 “이미 상업 가동을 시작해 고객사에게 납품하고 있다”며 “지난 3년간 POM 시장이 성장한 점을 볼 때 800억원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 세계적으로 연비·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고품질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2013~2018년 전 세계 POM 수요는 평균 5.2% 증가했다. 올해 142만t에서 2023년 160만t으로 확대된다.

이 중 65% 이상이 아시아 국가의 수요며 특히 중국의 비중이 높다. 중국은 현재 연간 76만t의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설비 운영 능력이 부족해 가동률이 56%에 그친다. 전체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부식 등의 이유로 가동을 멈춘 공장을 다시 돌리긴 거의 어렵다”며 “더욱이 중국 제조사들은 고가의 POM을 생산하지 못한다”고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타격에 대해서도 “중국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나 중국이 생산·소비 기지로서의 역할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