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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도시바, 英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 누젠 청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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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도시바, 英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 누젠 청산 검토

-협상 난항 원인… 한전 英원전 수주 '비상등'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 누젠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무어사이드 원전 조감도. 자료=누젠.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 누젠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무어사이드 원전 조감도. 자료=누젠.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한국전력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자력발전소 수주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도시바가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인 누젠(NuGen)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도시바가 누젠 청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도시바는 매각 협상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청산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바는 지난 3월 파산 신청을 하고 누젠 매각을 추진해왔다. 미국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서 막대한 손실을 내며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누젠이 매물로 나왔다. 이후 작년 12월 한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전과 도시바는 협상을 지속했지만 사업 추진 방식에서 이견을 보였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건설한 뒤 직접 원전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완공 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영국 정부와 전력 구매단가를 보장받는 협상을 벌여왔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결국 도시바가 한전에 우선협상권 상실을 통보했다.

대신 영국 정부가 제안한 RAB(규제자산기반) 모델 적용을 검토하고자 공동타당성 연구를 진행했다. RAB는 유동성 지원 등 건설 기간 사업자의 리스크 경감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정부 지원의 이뤄지지만 수익률을 낮게 책정하는 사업모델이다.

도시바는 한전뿐 아니라 잠재적인 구매자들을 만나 협상을 벌였고, 뚜렷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중국광핵그룹(CGN)과 캐나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사 등과 접촉했지만 협의에 어려움을 겪으며 누젠은 청산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도시바는 이미 누젠의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누젠은 직원 1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전체 직원이 지난달 40명 이하로 줄었다.
도시바는 “누젠의 매각을 포함해 추가 옵션을 계속 고려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상황을 신중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로이터를 통해 밝혔다.

한전은 누젠 청산과 관련 도시바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이민주 차장)는 “도시바에게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며 “공동타당성연구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무어사이드 원전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에 2025년까지 3.8GW 용량 원전 3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영국은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3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